경제·금융

신규여신 부실화에 대주주 문책성인듯

■ 호리에행장 사퇴은행 대외이미지 실추 정부와 불화등도 작용 >>관련기사 선진금융기법과 독자경영을 주창해온 호리에 행장이 임기 1년여를 앞두고 전격 사퇴, 스톡옵션을 포기하면서까지 물러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하이닉스 신규여신 부실화에 대한 대주주(뉴브리지캐피털)의 문책성 인사로 해석하고 있다. 또 호리에 행장과 정부의 불편한 관계도 간접적인 배경으로 꼽고 있다. 호리에 행장의 경영 스타일은 오랜 관치금융 관행에 젖어 있던 은행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고 보는 시각과 자사 이기주의를 앞세워 은행의 공공성을 무시했다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 호리에 행장 왜 물러났나 지난해 1월 첫 외국인 시중은행장으로 뽑힌 호리에 행장은 취임 후 제일은행을 소비자 및 중소기업 중심으로 바꾸겠다고 강조해왔다. 이후 지난 99년 말 -1조원의 순손실을 흑자 전환시키고 9월 말 현재 국제결제은행(BIS) 비율도 시중 은행 중 가장 높은 13.64%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공자금 투입효과 등에 힘입은 이 같은 경영지표의 호전에도 불구하고 취임 후 조용할 날은 별로 없었다. 이번 호리에 행장 사퇴배경은 ▲ 신규지원에 따른 부실화 초래 ▲ 제일은행 대외이미지 실추 ▲ 대주주 및 정부와의 불편한 관계 등 크게 세가지. 실제 호리에 행장은 올 6월 하이닉스 신디케이트론 1,000억원에 일부 참여해 부실을 초래한 데 이어 9월 부도가 난 흥창에 부도 1개월 전 신규여신을 지원하기도 했다. . 이에 앞서 호리에 행장은 올초 산업은행의 회사채 신속인수 방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버텨 정부와 불화를 빚었고 이어 전산(IT) 자회사 설립 등으로 노조와의 관계도 악화된 바 있다. ◆ 스톡옵션 받지 못할 듯 호리에 행장이 10월19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결의한 스톡옵션 412만8,775주(행사가격 9,834원)를 행사하지 못하게 됐다. 지난해 1월20일 취임한 호리에 행장은 현재 1년 9개월여밖에 지나지 않아 스톡옵션을 받기 위한 근무기한 2년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 제일은행은 다음달 초 이사회를 열어 호리에 행장의 스톡옵션을 취소할 예정이다. 증권거래법상 스톡옵션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2년 이상 재직해야 하며 본인의 사망, 정년퇴임 및 퇴직, 기타 본인의 귀책사유가 아닌 사유로 퇴임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재직기간을 채우지 못하더라도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도록 예외규정을 두고 있다. ◆ 후임 행장 내정 뉴브리지는 이미 호리에 행장 후임으로 로버트 코헨(52ㆍ사진)씨를 내정하는 등 준비를 거쳐 퇴진수순을 밟고 있다. 그러나 나머지 경영진에 대해서는 대폭적인 인사를 단행하지 않을 전망이다. 코헨씨는 투자 및 자문회사인 조라넬 LLC 대표이사로 지난해 3월부터 제일은행 비상임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97년부터 99년까지 리퍼블릭 뉴욕사와 금융자회사인 리퍼블릭 내셔널 뱅크 오브 뉴욕의 부회장으로 일했고 그 이전에는 프랑스와 벨기에ㆍ미국 크레디트 리오네사에서 25년간 근무하면서 기업 및 소매금융 담당 고위직을 지냈다. 김민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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