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기업들 "3년 앞도 안보인다"

53% "미래수익원 없어"…43% "올 신규사업 계획도 안해"


기업들 "3년 앞도 안보인다" 53% "미래수익원 없어"…43% "올 신규사업 계획도 안해" 김현수 기자 hskim@sed.co.kr 관련기사 • 신사업, 결국 M&A로 방향 잡을듯 • 신사업팀 '가시방석' “(이런 말 하면 안 되는데) 솔직히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4대 그룹의 한 주력업체 신규투자 담당 K상무는 “총알(현금)은 가지고 있지만 표적이 없다”며 새로 도전할 사업을 찾고있는데 눈에 띄지 않는다며 최근의 처지를 이렇게 표현했다. 기업마다 미래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 신규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으나 마땅한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지 못해 골머리를 싸매는 모습이다. 자금은 확보했지만 어디에 어떻게 투자해야 할 지 가늠이 안돼 우왕좌왕하는 상황이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 K상무는 “중국의 추격과 일본의 반격 등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신규사업 진출은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할만한 사업도 없을 뿐더러 그나마 가능성이 있다 싶은 영역은 각종 규제 등으로 얼기설기 얽혀있어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24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기업 350개사를 대상으로 ‘신규사업 추진현황과 정책과제’를 파악한 바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의 절반이상(53.5%)은 ‘향후 3년 이후의 미래 수익원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조사됐다. 또 올해 사업 계획에서도 응답업체의 43%는 ‘신규사업 추진계획조차 가지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기업들이 신규사업 추진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신사업 자체를 발굴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대부분의 사업 아이템이 이미 중국ㆍ대만 등 경쟁국가와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하는 상황인데다 북미ㆍ유럽 등 선진기업과도 경쟁해야 한다. 실제 삼성전자의 경우도 메모리반도체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시스템LSI, 퓨전반도체 등 새로운 사업영역을 끊임없이 만들어 가고 있지만 일본ㆍ대만 업체뿐 아니라 미국 등 선진 기업들의 견제가 매섭다. 삼성 계열사 신규사업 담당 한 임원은 “(경제연구소의)보고서 등에는 신규사업 아이템이 무궁무진하지만 정작 해당기업에 적용 했을 때는 상황이 다르다”며 “리스크 요인 등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에 따른 위험이 커지는 만큼 신규사업을 성공시킬 자신감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한국만의 진입장벽과 규제로 기업들의 신사업 발굴을 통한 미래 설계를 가로막고 있다. 유화업체 A사의 경우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위해 대규모 신규 설비투자를 계획했지만 독과점 규제에 발목이 잡혀 신규사업 추진이 무산됐다. A사 관계자는 “더 이상 국내 업체를 국내 시장의 틀에만 가둬 놓지 말아야 한다”며 “적기투자를 해외시장은 물론 국내시장까지 잃을 수 있는 만큼 탄력적인 독과점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견ㆍ중소기업들은 신규사업을 위한 자금조달에서도 애를 먹고 있다. 게임업체 B사 L사장은 “최근 신규사업 진출을 위해 전환사채(CB)를 발행했지만 투자자들의 호응이 낮아 포기했다”며 “투자자들은 주가 차익만 볼뿐 기업성장을 위한 신규사업의 리스크는 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신규사업을 추진하는 기업들은 대부분(55.6%) ‘회사내 담당사업부를 통해서’ 신규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관련기업 인수합병’(20.6%), ‘관련법인 신설’(18.9%), ‘합작회사 설립’(4.9%) 등 별도 법인을 통해 추진하겠다는 응답도 44.4%에 달했다. 입력시간 : 2007/01/2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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