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종목의 주가를 전망할 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밸류에이션과 실적이다. 저평가돼 있고 실적 전망이 좋다면 당연히 매수 관점이다. 은행주 중에서는 하나금융지주가 대표적이다. 국내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하나금융지주에 대해 ‘매수’ 투자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해 은행주는 큰 폭의 실적 호전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주가 상승을 시현했다. 이 과정에서 하나지주는 상대적으로 소외된 감이 있다. 은행주의 주가를 판단하는 주요 잣대인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볼 때 하나은행은 지난해 1.1배 수준에서 거래됐으며 하나지주로 바뀐 이후에는 1.3배 수준이었다. 이는 은행주 평균이 각각 1.3배, 1.6배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할 때 무척 싸게 거래됐음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저평가는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해 증자, 영업권 발생 등 희석효과가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올해 하나지주의 외환은행 인수여부는 큰 이슈가 될 것이다. 만약 하나지주가 외환은행을 인수하지 않는다면 이 같은 저평가는 해소돼야 마땅하다. 이미 국민은행 등 자금조달 능력면에서 하나지주보다 훨씬 강력한 후보가 인수 의사를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다. 나아가 하나지주가 외환은행을 인수한다고 하더라도 저평가는 해소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오히려 인수를 계기로 하나지주가 대표은행으로서의 주가 프리미엄을 받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재원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하나지주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경우 주당순자산은 줄어들지만 주당순이익은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며 인수의 긍정적인 측면이 부각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실적은 올해 시중은행 중에서 가장 큰 폭의 성장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하나지주의 올해 순영업수익(매출)은 2조8,033억원으로 전년대비 26.8% 증가한다. 부문별로는 이자이익이 18.3%, 신용카드 이익이 13.2%, 비이자 이익이 101.8% 늘어난다. 비이자이익 증가율이 높은 것은 대한투자증권이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수수료이익이 크게 늘기 때문이다. 영업이익은 1조3,099억원으로 전년대비 38.0%, 순이익은 1조1,140억원으로 전년대비 28.4% 각각 증가한다. 이익이 늘어나는 것은 대손상각비가 줄어들기 때문으로 대손율은 지난해의 0.34%에서 올해는 0.28%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자산건전성이 한층 좋아지게 된다는 의미다. 조병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순영업수익 증가율은 당사가 분석하고 있는 7개 은행(4개 은행과 3개 지주회사)이 10.2%인 것과 비교할 때 가장 높은 수준이며 당기순이익 증가율 역시 두 번째로 높은 수치”라고 말했다. 하나지주는 밸류에이션과 실적 외에 대한투자증권과의 시너지 효과로 성장 모멘텀이 부각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나지주는 기존 하나은행의 우수한 프라이빗 뱅킹능력과 대한투자증권의 업계 상위권 수준인 수익증권 판매력을 결합해 커다란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하나지주와 대한투자증권 간의 교차판매율과 하나지주에 대한 대한투자증권의 순이익 기여도는 아직 크게 낮아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