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공무원 증원이 개혁인가

정부는 11일 국무회의에서 중앙공무원 수를 3,306명 늘리는 조직개편안을 의결했다. 올해 초 조직표상의 공무원 정원을 7,000명 가량 늘려놓은 데 이어 다시 증원을 결정함에 따라 올해만도 중앙정부 공무원 숫자가 1만여명 늘어나는 셈이다. 특히 참여정부가 출범한지 1년 남짓 지났지만 통틀어 3만여명의 중앙공무원이 늘어나 오는 6월이면 59만명에 육박하게 되며 이는 역대 정부의 공무원 수에 비해 월등하게 늘어난 수치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중앙정부 공무원의 증원을 일자리 창출의 주요한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이번 증원을 놓고도 청년실업 해소와 민생서비스 확충을 이유로 들고 있다. 물론 인구가 늘고 경제규모가 커질수록 행정수요는 늘어나게 마련이다. 또한 청년실업자와 조기퇴직자 등 실업문제가 얼마나 심각하면 공무원 증원까지 하겠느냐는 생각도 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중앙공무원 증원은 결코 바람직한 청년실업 해소책도 아니며 효율적인 조직운영과는 더욱 거리가 멀다. 세계의 모든 나라가 ‘작은 정부’를 모토로 행정조직의 효율성을 꾀하고 정부 기능을 가급적 경쟁력이 강한 민간부문으로 이양하는 추세다. 실업대책이란 명분으로 정원을 늘리겠다는 것은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다. 더욱이 지방분권화를 중요 로드맵으로 설정해 놓고 있는 참여정부가 중앙정부 공무원 증원에 급급한 것은 사리에도 맞지 않는다. 공무원 증원은 곧바로 정부의 재정부담과 행정규제 증가로 나타나게 마련이다. 참여정부가 아무리 분배와 복지를 중시한다고 하지만 민간 부문에서는 외환위기 이후 계속 구조조정이라는 칼 바람이 불고 있는 마당에 국민의 혈세를 쓰는 정부가 자기희생을 도외시해도 되는지 의아스럽다. 공무원의 수는 행정규제의 양과 비례한다는 말을 굳이 들지 않더라도 규제를 늘려 개혁에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할 소지가 크다. 따라서 정부는 캄플주사 효과에 지나지 않는 공무원 증원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애쓸 것이 아니라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 투자와 내수를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일자리를 늘려나가야 할 것이다. 정부는 공무원 증원이라는 비효율적인 일자리 나누기 보다는 민간에 대한 간섭을 최소화해 경제를 회생시키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개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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