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위안화 가치가 지난 2010년 8월 이후 1년8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하면서 위안화 환율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투자은행(IB) 등 전문가들은 올해 위안화가 달러화 대비 3% 안팎 정도로 절상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무역수지 흑자 감소 등 단기적인 외환수급 때문에 위안화 가치가 가파르게 절상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또 올 들어 위안화 가치가 소폭 하락했지만 중국의 높은 성장률을 감안할 때 다소 부침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위안화 절상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위안화 환율이 안정되면서 중국 정부도 환율변동폭 확대 등 시장친화적인 환율기제를 강조하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강(易鋼) 중국 외환관리국장은 이날 양회 기자회견에서 "외환 장단기시장, 해외의 차액선물환결제(NDF) 시장에서 모두 지난해 4ㆍ4분기부터 위안화가 안정적으로 쌍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위안화를 보다 시장에 친화적인 환율기제로 만들 제반 여건이 형성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위안화 절상 압력이 약해짐에 따라 인민은행의 시장개입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게 시장 관계자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조만간 위안화 환율 변동폭을 확대하는 조치가 뒤따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이에 앞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 정부 업무보고에서 "위안화 환율의 쌍방향 변동 탄력성을 높이고 위안화 환율이 적정 수준을 유지하도록 환율결정 시스템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놓고 시장 일각에서는 현재 달러화 대비 상하 0.5%인 위안화 일일 변동폭이 조만간 0.7%로 확대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중국 정부가 이같이 위안화 시장기제에 자신감을 표현하는 이면에는 무역흑자 축소, 해외 투기자금 유입압력 감소 등으로 위안화 절상 압력이 올 들어 부쩍 줄어드는 현상이 자리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실제 2월 무역수지가 20년 만의 최대폭인 315억달러 적자로 돌아섰고 투기자금 유출입을 가늠할 수 있는 외환매입 잔액 규모도 지난해 4ㆍ4분기에는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위안화 절상을 노린 핫머니 유입도 주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위안화 절상 압력도 줄어들며 위안화 가치는 올 초 달러당 6.3001위안에서 이날 현재 6.3282위안(이하 인민은행 고시환율 기준)으로 올 들어 되레 0.44% 하락했다. 이날 하루에만도 위안화는 2010년 8월 이후 최대 하락폭인 0.0209위안 떨어진 달러당 6.3282위안을 기록했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해만도 5.1% 절상되는 등 2010년 6월 중국이 다시 달러화에 고정돼 있던 위안화 환율을 관리변동환율제로 전환하면서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왔다. 김진용 한국은행 베이징사무소 대표는 "무역흑자 축소, 투기자금 유입 감소세 등으로 외환수급에서의 위안화 절상 압력이 줄어드는데다 중국경제가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을 모색하면서 내수확대에 나서는 것 등의 영향을 받아 위안화 절상 압력이 수그러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