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기회복속도 빨라 호흡조절 예고

■ 4월 생산 7.3% 증가 의미·전망경기회복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어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정부는 그동안 누차 지난 4월 중 산업생산 동향을 봐가며 호흡을 조절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산업활동 동향이 매우 좋게 나오자 이번에는 "원화환율의 절상속도가 가파르고 미국경기도 회복국면에 들어섰다고 장담할 수 없어 좀더 지켜봐야 한다"며 입장을 유보했다. 정부야 대놓고 정책방향을 제시할 수는 없지만 분위기는 일단 안정 쪽으로 기우는 듯한 모습이다. ▶ 실물경기 상승궤도 진입 4월 산업생산의 성적은 예상보다 훨씬 좋게 나왔다. 산업생산ㆍ물가ㆍ수출 등을 지켜본 다음 경제정책 방향을 정하겠다고 강조해온 재정경제부도 의외라는 반응이다. 산업생산이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는 예상했으나 전년동월 대비 7.3%나 늘어날 정도로 매우 호전된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국 주식시장의 불안과 반도체가격 속락 등 대외요인이 불안정한 가운데서 이 같은 실적을 이룩했다는 점에서 한국경제의 저력을 나타냈다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4월 산업생산에서 눈여겨볼 부분이 출하증가→재고감소 패턴이 굳어지고 있는 점을 들고 있다. 출하는 지난해 11월 전년동월 대비 7.1% 증가한 이래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으며 재고는 지난해 12월부터 뚜렷한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기업들이 창고에 쌓아놓은 재고가 줄어들면서 제품출하가 늘어나는 것은 전형적인 경기 회복기의 모습으로 분석된다. 박병원 재경부 경제정책국장은 "아직은 불안요인이 남아 있으나 경기상황은 분명 회복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 과열우려도 점차 고개 생산과 투자, 출하와 재고, 경기선행지수 등이 일제히 안정적인 증가세를 보이자 과열에 대한 우려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지금까지의 경기 회복세가 수출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나타난 것이기 때문에 수출이 본격적으로 살아날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에 들어서면 성장에 가속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수출은 4월 전년동월 대비 9.7% 늘어나며 14개월 만에 증가세로 반전됐으며 이달에도 높은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홍순영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팀장은 "경기회복 속도가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로 파악되는 5%보다 훨씬 빨라 물가상승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홍 팀장은 "과속은 반드시 탈을 낳게 된다"며 "경기의 속도를 다지면서 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하반기 정책, 안정에 무게 둘 듯 4월 산업생산 동향 결과는 정부의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전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임시투자세액 공제, 자동차 특소세 인하조치 환원, 환율급락 등 경제현안이 제기될 때마다 "4월 산업생산과 수출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본 다음 정책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시투자세액 공제나 자동차 특소세문제는 모두 결정을 내린 상태. 정부는 이번주 말 열기로 했던 경제정책조정회의를 다음주로 연기해 종합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재경부는 최근 들어 경기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없다는 점을 들어 정책기조를 적당하게 얼버무렸다. 그러나 경기지표들이 예상 밖의 호조를 보이고 있는 만큼 재정집행 속도 조절, 점진적인 금리인상 등 안정기조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박동석기자 이연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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