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올 들어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 등 그룹 계열사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형전지 등 주력 사업 분야에서 판로를 다각화한 데 이어 중대형전지 분야에서도 매출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삼성SDI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이 회사 매출에서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특수관계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28.35%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49.62%와 비교해 20%포인트 이상 급격하게 줄어든 수치다. 삼성SDI의 특수관계자 매출 비중은 지난 2012년 51.18%, 2013년 52.29% 등 꾸준히 50% 안팎을 유지해왔다.
회사가 벌어들인 돈 중 절반은 계열사에서 발생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삼성SDI 안팎에서는 계열사 매출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사정이 달라졌다.
최신형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폴리머형 전지를 샤오미와 화웨이 등 중국업체에 공급하고 있고 연내 해외 신규 고객을 확보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폴리머 전지는 기존 각형 전지에 비해 두께가 얇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삼성SDI는 폴리머 전지 분야에서 후발주자였지만 올 상반기 투자를 마치고 본격적인 가동률 상승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전동공구나 전기자전거 등 비(非) 정보기술(IT) 분야에서도 점차 매출이 늘어나는 추세다.
전기자동차 등에 쓰이는 중대형전지 사업부의 매출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6,000억원 안팎에 불과하지만 시장이 점차 커지는 추세다. 삼성SDI는 최근 아우디와 손잡고 차세대 전기 SUV 차량에 탑재될 배터리셀 및 모듈을 공동 개발하기로 한 바 있다. 또한 삼성정밀화학으로부터 2차 전지의 핵심 소재인 양극활성화물질 사업부를 인수하는 등 중대형 전지 사업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2차전지는 삼성의 5대 신수종 사업인 만큼 그룹 차원에서 투자가 점차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삼성SDI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PDP 사업을 정리한 것도 특수관계인 매출 비중 감소에 영향을 준 요인"이라며 "다양한 방법으로 매출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