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이라고 발표는 했지만 전세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만한 대책이 안 보이네요.”(한 부동산정보업체 연구원)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전세 시장 안전대책이 기존 대책을 재탕, 삼탕한데다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며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전셋값을 안정시키기에는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양지영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전세대란을 불러온 가장 큰 요인은 재개발ㆍ뉴타운 등 신규 이주 수요가 급격하게 늘었기 때문인데 이에 대한 대책이 전혀 없다”며 “전세난이 앞으로 지금보다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규정 부동산114부장은 “도시형 생활주택 등의 공급을 조기에 늘리겠다는 방안은 심리적인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다만 공급을 늘리는 데만 치중하다 보면 주거환경이 취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번 대책은 저소득층에 맞춰져 있다”며 “대다수 전세 수요자들이 혜택을 보기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의 이번 대책이 사후약방문적 성격이 강하고 공급 확대는 장기대책이어서 당장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 함영진 부동산써브실장은 “올 상반기에만 송파구의 전셋값이 22% 상승했고 과천이나 화성은 20~20% 올랐다”며 “정부가 대책을 내놓을 시기를 놓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급 측면에서도 도시형 생활주택은 빨라야 6개월이 지나야 입주가 가능하다”며 “올 가을 (전세대란)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대책이 전세난을 해결하기보다는 오히려 전셋값을 올리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나인성 부동산써브 연구원은 “전세자금 대출을 늘려주면 오히려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올리는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