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추석 자금시장 찬바람/은행 재테크열중 기업 돈가뭄/통화방출 불구

◎여유자금 방출기피 콜금리 급등/파이낸스 등 중소금융업도 고전자금흐름이 극심한 병목현상을 보이고 있어 추석을 목전에 둔 자금시장이 냉기류에 휩싸여 있다. 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통화당국이 은행에 돈을 풀어도 은행들이 돈놀이에만 열중, 정작 돈가뭄에 시달리는 기업이나 제2금융기관에는 자금이 제때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 이때문에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도 시장 실세금리는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는 자금흐름 왜곡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은행의 지급준비금은 당일기준으로 7천억원이 남아돌았음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여유자금을 콜시장에 내놓지 않아 콜금리가 전일에 비해 0.10%포인트 상승했다. 은행들이 한은으로부터 RP 등을 통해 자금을 지원받아도 콜시장에 바로 내놓지 않고 있다가 하오 늦게 자금이 급한 기관에 금리를 올려가며 콜자금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통화가 많이 풀려도 은행들이 돈놀이에 열중함에 따라 중소금융기관과 기업들은 당국의 금융시장 안정화 의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돈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웬만한 담보로는 은행대출 받기가 하늘의 별따기이고 CP발행도 여의치 않다.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을 통한 자금조달도 쉽지 않다.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은 올들어 지난 9일까지 2조2천8백42억원에 불과, 지난해 한햇동안 조달액 5조4백32억원의 절반에도 크게 못미쳤다. 이달들어 9일까지 회사채 발행액은 신청물량 3조9천86억원의 6분의 1에 불과한 6천7백억원에 머물렀다. 중소금융기관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그동안 종금사 등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해오던 할부금융사나 파이낸스사는 하루하루 자금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실정이다. 자금줄을 쥐고 있는 은행들이 돈놀이에만 급급, 제2금융권에 자금공급을 변태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에 따라 콜시장은 자금차입주문만 쌓인채 거래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다가 하오 3시 이후에 집중적으로 거래가 이루어지는가 하면 채권시장에서도 거래가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금융시장 관계자는 『자금흐름이 심각하게 왜곡된 가장 큰 이유는 물론 기아사태가 표류하고 있다는 점이지만 일차적으로는 은행들이 돈줄을 쥐고 자금시장을 뒤흔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김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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