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11월 12일] 백화점 식품관의 역할

식품은 먹을 때 즐거워야 하며 동시에 먹고 나서 잘 먹었다는 생각이 들어야 좋은 식품이라 할 수 있다. 일반 대형 유통업체에서 판매되고 있는 식품 품목 수를 살펴보면 적게는 수천 가지에서 많게는 수만 가지에 달한다. 종류가 다양해 좋은 측면도 있지만 꼭 필요한 상품을 구입하고 싶은 고객에게는 상품을 선택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기도 한다. 유통업체에는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상품을 개발하고 품목을 압축함으로써 내점 고객이 쉽게 찾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할 책임이 있다. ‘식품도 패션이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해외여행이 빈번해지고 각국의 식문화를 접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우리의 식생활도 급격하게 바뀌었다. 예전의 먹거리를 보면 야채ㆍ청과ㆍ생선ㆍ정육과 같은 1차 신선식품과 보관기간이 긴 공산품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고객들의 관심과 사회적 이슈가 건강과 미용ㆍ품질ㆍ맛 중심으로 바뀌면서 이제는 보다 신선하고 다양한 세계 각국의 메뉴를 얼마나 빨리 공급하느냐가 경쟁력 확보의 관건이 됐다.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 시간이 지나수록 더 빠르게 확산될 것이다. 백화점 식품매장이 이러한 변화의 선봉에 선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신선하고 품질 좋은 생필품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유명한 요리사가 만들어내는 맛과 세계 각국의 다양한 메뉴를 제안하는 것은 시장의 변화에 백화점 식품매장이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백화점 식품매장들이 경쟁적으로 새 단장을 하는 것은 이러한 시장의 변화를 미리 읽고 고급화를 추구하는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다. 이 때 고객들의 달라진 기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는 예전과 달리 품질이 좋고 가격이 싸다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원하던 음식을 먹기 위해 시간을 내 유명 요리사가 있는 곳까지 가야 하는 불편 없이 식품을 구입하러 간 백화점 식품매장에서도 쉽게 먹을 수 있기를 바란다. 지인과 만나 가벼운 담소를 나누는 여유를 즐길 수 있게 고객을 배려하는 공간의 역할도 기대하고 있다. 급변하는 소비환경과 치열한 경쟁상황에서 매장을 차별화하지 못하면 존립기반이 무너진다. ‘식품은 관심’이다. 백화점 지하층에 있는 일반적인 식품매장이 아니라 자사만의 경쟁력 있는 독립된 상품군으로 자리 매김을 해야 한다. 이것은 모든 관계자들의 역량을 집중해야 달성할 수 있다. 항상 새로운 것을 요구하는 고객의 요구를 앞장서 충족시킬 때 식품매장의 존재의미가 부각되며 나아가 백화점의 이미지도 높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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