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씀씀이는 눈에 띄게 줄고 있는데 창업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그러다보니 용케 틈새시장을 개척했다 하더라도 오래 버티기가 어렵다. 후발 주자들이 금방 뒤따라 오기 때문이다. 불과 2달전만 하더라도 쏠쏠한 재미를 보던 조개구이 전문점들의 폐업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다.
이제 「먹는 장사는 망하지 않는다」는 식의 상식은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절대적이진 않더라도 상대적으로 유망한 업종엔 무엇이 있을까. 전문가들은 흔히 12세 이하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엔젤 사업」을 추천한다. 자녀 교육에 대한 우리 부모들의 관심이 남다른 데다 핵가족 시대를 맞아 외둥이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고학력 젊은 부모들은 육아·교육이라면 약간의 무리는 감수한다.
불황을 맞아 거의 모든 업종이 죽을 쑤고 있지만 유아, 어린이 대상 사업만은 예외다. 유아용 과자, 아동용 목욕용품·화장품, 동화책 등은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유아 관련 시장규모만 1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이템만 괜찮으면 엔젤 사업은 여전히 짭짤하다.
이 사업의 장점은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소자본 창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또 사무실을 차릴 필요 없이 아이들을 돌보면서 집에서 부업꺼리로 활용할 수도 있다. 투자 비용도 500만~2,000만원이면 충분하다.
◇업종 선택 교육·육아 관련 틈새시장이 가장 유망하다. 2년전만 하더라도 성업중이던 어린이 파티용품·패션숍·악세사리 전문점, 전문서점, 어린이방 인테리어 사업 등은 지금 IMF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백화점처럼 어린이 용품만을 모두 갖추고 파는 엔젤 토탈숍도 마찬가지다. 제법 된다고 하는 어린이 동작 놀이센터(실내놀이터)도 1억5,000만원에 이르는 투자비의 금융비용을 감안하면 별로 남는게 없다.
이에 비해 어린이 과학놀이방·사이버 학원체인·컴퓨터 공부방 등 교육관련 사업이나 육아종합 서비스는 유망한 사업 분야로 꼽힌다. 또 백일·돌 사진 등 기본 수요가 있는 어린이 전문사진점은 아직도 사업성이 있다. 결국 남들이 유망하다고 추천하는 업종보다 자신의 경험과 전문성이 발휘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라는 얘기다.
◇입지 선택과 홍보 어린이들은 학교와 집 사이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주변에 초·중학교 3~4개,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동시에 자리잡은 곳이 최적이다. 주택가 밀집 지역의 입구도 괜찮다. 점포 부근 500㎙이내의 부동산 가격, 부모의 대략적인 연령층도 살펴보면서 업종을 선택해야 한다. 아무래도 상계동이나 일산 신도시처럼 30~40대가 많이 사는 지역이 유리하다.
점포 크기는 5~10평은 돼야하고, 건물의 1층이 적당하다. 단 인테리어는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총투자 규모가 5,000만원 이상을 넘지 않도록 한다. 큰 돈을 벌기보다는 안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는 부업거리형 사업이기 때문이다. 점포를 구할 수 없으면 자택을 이용하는 것도 요령이다. 방 한칸과 거실을 적절히 활용한다.
창업 초기에는 본사의 광고나 홍부에만 의지하지 말로 직접 발로 뛰어야 한다. 지역 정보지를 이용하거나 전단을 들고 직접 아파트, 학교를 돌아 다녀야 한다.
◇창업 포인트 한국창업전략연구소의 강윤하씨는 『아이들 눈높이에서 사업을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만큼 아이들의 필요를 읽어내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즉 어린이들로선 새로운 놀이 문화를 만난다는 기대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그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가 필요하다.
예컨대 어린이 캐릭터 전문점 같은 경우엔 제품 순환이 빠르기 때문에 트렌드 변화에 대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어린이 과학놀이방 등 교육 관련 사업도 그들이 아쉬워하는 부분을 채워줘야 고객이 늘어난다. 【최형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