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눈물과 웃음-이종휘 미소금융중앙재단 이사장


영화 '국제시장'과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공전의 대박을 치고 있다. 세대 구분 없이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국제시장'의 주인공 덕수의 마지막 대사 '아부지, 근데 내 정말 힘들었거든예'가 나오는 장면에서는 참아온 눈물을 쏟을 수밖에 없었다. 몇몇 장면은 웃음도 담겨 있어 재미와 감동이 더했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본 젊은 관객들은 첫사랑 경험은 해보지만 끝사랑도 꼭 아름답게 해보고 싶은 욕망에 감동의 눈물과 웃음을 자아냈다고 본다.

이 두 영화 외에도 높이 평가받는 작품에는 언제나 진한 눈물과 웃음이 있다. 사람들이 왜 이것을 좋아하는 것일까. 바로 스트레스를 해소해주기 때문이다. 실컷 울고 나면 속이 시원하고 개운하지 않던가. 어린애가 울다가도 금방 방긋방긋 웃는다. 스트레스가 해소된 것이다.


현대인의 삶에서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는 존재다. 적정 수준의 스트레스는 건강에 해롭지 않다고도 하지만 과도할 때는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긴장·초조·혈압상승·과호흡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우리들을 위험에 빠뜨린다. 과식·과음·폭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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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조물주는 인간을 창조하면서 스트레스도 줬지만 이를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방법도 동시에 선사했다. 바로 눈물과 웃음이다. 눈물과 웃음은 코르티솔 수치를 낮춰준다고 한다. 특히 인간에게는 거울 뉴런이라는 신경세포가 있어 상대방의 눈물과 웃음도 모방하고 공감하게 된다. 우리가 비극과 희극 작품을 좋아하고 코미디프로에 열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하고 웃는 낯에 침 못 뱉는다는 옛말이 전해온다. 요즘에는 웃음치료사가 유망 직종이라고 한다. 모든 병원에서 치료를 포기한 난치병 환자들이 웃음치료사만 있는 병원에 갔더니 놀랍게도 20~30%가 호전됐다고 한다. 웃음이 명약이 된 셈이다.

경영에도 펀(fun) 경영이 있다. 조직 구성원이 즐겁게 일하면 이들의 참여와 헌신을 이끌어낼 수 있고 따라서 기업 생산성이 높아진다고 한다. 웃음은 이렇게 현대 경영에도 활용되고 있다. 여자가 남자에 비해 눈물도 많고 더 잘 웃는 편이다. 여자가 남자보다 더 오래 사는 이유가 아닐까 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에 태어난 남녀 아이의 기대수명은 각각 78.5년, 85.1년으로 여자아이가 6.6년 더 살 것이라 한다. 여자가 더 오래 살도록 창조한 조물주의 섭리는 알 수 없지만 어쨌거나 스트레스 해소를 잘하는 여자가 더 현명하다 아니할 수 없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전통문화의 영향으로 쉽게 눈물을 보이면 안 되고 헤프게 웃지도 말아야 한다고 배워왔다. 이런 DNA가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남자가 울고 싶을 때 혼자 울 수 있는 공간도 별로 없다. 아파트 베란다마저 마루를 넓히느라 사라져간다. 남자들에게 숨 쉴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 여자들에게 주방이 있듯 남자들에게는 가끔 울 수 있는 베란다가 필요하지 않겠는가. 남성들이여, 눈물과 웃음을 참지 마시라. 더 많이 울고 웃어야 건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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