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强위안 시대' 13억이 뛴다] <4> "분배는 100년뒤부터"

"페달멈추면쓰러진다" 성장최우선<br>청년실업률 9%…성장 필연성 절실하게 인식<br>"열심히 일하면 우리도 부자" 파이키우기 주력<br>빈부·도농격차 심해져도 상대적 박탈감 덜해

1970년대 후반 이후 줄기차게 10%가량의 고속성장을 지속해온 중국이 경제성장의 속도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천안문 앞을 달리는 중국 시민들의 모습에서 지속성장을 향한 역동적인 힘이 느껴진다.


['强위안 시대' 13억이 뛴다] "분배는 100년뒤부터" "페달멈추면쓰러진다" 성장최우선청년실업률 9%…성장 필연성 절실하게 인식"열심히 일하면 우리도 부자" 파이키우기 주력빈부·도농격차 심해져도 상대적 박탈감 덜해 관련기사 • 華商, 中경제 든든한 버팀목 • '붉은 자본가'의 2000년짜리 상술 • 내 직업은'쩡 치앤(돈 벌기)' 중국 베이징의 대형 스포츠센터에서 일하는 장샤오화(張昭花ㆍ여ㆍ19). 그녀는 하루 16시간 이상씩 중노동에 시달린다. 휴일도 한 달에 단 하루, 그것도 회사에서 정해준 날만 쉴 수 있다. 이렇게 일하고 받는 월급은 고작 2,000위안(26만원). 장샤오화는 그래도 감지덕지로 열심히 일한다. “고향에서 부모님과 남동생이 내가 부친 돈으로 저축도 하고 생계를 꾸미기 때문”이란다. 장은 “오히려 경찰에 들켜 베이징에서 쫓겨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체류허가를 받지 못한 그녀에게는 ‘돈 벌이’ 기회를 영영 잃는 것이 가장 큰 두려움이다. ‘일하는 시간이 너무 많아서 체력이 버티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장샤오화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지금은 열심히 일해야 하는 시대”라고 답했다. ◇제스처는 분배, 실상은 성장 최우선= 현재 중국내 도시와 농촌, 자산가와 하층민 등의 1인당 평균소득 격차는 최고 20배를 넘어서고 있다. 한동훈 가톨릭대학 국제통상학부 교수는 이와 관련, “중국인들은 아무리 빈부격차가 심해져도 우리와는 달리 ‘분배와 성장을 맞교환(Trade off)할 수 있는 대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성장의 거대한 수레바퀴가 굴러가고 있는 중국대륙. 경제 발전이 가속화되는 만큼 소득 격차나 도ㆍ농 격차와 같은 사회 갈등 요소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지만 우리처럼 ‘상대적 박탈감’이나 ‘계층간 갈등’에 주목하기 보다 ‘파이 키우기’에 주력하고 있다. 광둥성(廣東省)에서 다년간 외자유치 업무를 맡았던 추쥔궈(礎俊國ㆍ37)씨는 “13억명에 이르는 인구가 모두 돈을 벌고 배불리 먹고 살려면 9%대의 성장률조차 부족한 감이 있다”고 말했다. 지금보다 더욱 성장 중심으로 나아가지 않는다면 오히려 잠재돼 있던 각종 사회문제가 폭발할 것이라는 것이 추씨의 생각이다. 심지어 상대적 박탈감을 가장 심하게 느낄 내륙인들 조차 ‘왜 동부인들만 부를 누리느냐’고 불평하기 보다 “(정부의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면) 우리도 동부인들처럼 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1970년대 후반 이후 줄기차게 10%가량의 고속성장을 지속해온 중국이 경제성장의 속도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천안문 앞을 달리는 중국 시민들의 모습에서 지속성장을 향한 역동적인 힘이 느껴진다. ◇페달을 멈추면 쓰러진다= 정상은 삼성경제연구소 중국연구실 수석연구원은 “이제 갓 1인당 국민소득(GDP)이 1,200달러를 넘어선 중국이 지금 분배를 운운할 시기가 아니란 점은 당국자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올 3월 전국인민대표자대회(全人代)에서 후진타오(胡錦濤)등 중국 지도자들이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와 균형성장을 강조한 것에 대해서도 “체제 안정을 위해 마련한 제스처에 불과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미 9%를 넘어선 청년실업률이 이를 방증한다. 관영 신화통신(新華通訊社)에 따르면 고속성장의 여파로 지난 98년 108만명에 불과했던 대학입학자는 2002년 340만명, 2003년 382만명으로 늘었고 취업해야 할 대졸자의 수도 2003년 212만명, 2004년 280만명에서 올해는 338만명으로 급증했다. 고급인력은 물밀듯 쏟아지지만 중국은 이들을 흡수할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노동사회보장부 노동과학연구소 ‘청년 취업 현황 보고’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청년 실업률은 9.1%에 육박, 중국 전체 실업률 6.1%를 크게 웃돌고 있다. 코트라 상하이 무역관의 박한진 차장은 이와 관련, “중국경제를 떠받치는 성장론에는 절실한 필연성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며 “마치 자전거타기 처럼 페달을 밟아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그 자리에 고꾸라진다는 것을 중국은 누구보다 절실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중국은 성장 정책을 최우선 순위에 둘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특별취재팀=고진갑 팀장·문성진차장·김현수·한영일·현상경·이연선·김병기 기자 입력시간 : 2005/08/1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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