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中, 불법 인터넷카페와 전쟁

"청소년 정신 좀먹는 사이버마약"규정 중국이 인터넷에 대한 전쟁을 선포했다. 우선적 공격 대상은 당국의 감시망에서 벗어나 있는 불법 인터넷 카페. 중국 당국은 불법 인터넷 카페를 지난 세기 중국 젊은이들을 서서히 파괴의 길로 몬 아편에 비유, 이 달초 전국에 약 15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불법 인터넷 카페에 대한 집중 단속에 나섰다. 지난달 25일 10대 젊은이들이 인터넷 사용을 못하게 했다며 베이징의 한 인터넷카페에 불을 지르고 여러 인명을 앗아갔던 참사를 구실로, 향후 두 달동안 수천 개의 불법 인터넷카페를 폐쇄하겠다고 선포하고 나선 것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수 년 동안 정기적으로 인터넷카페에 대한 일제 단속을 벌여 왔다. 단속의 명목상의 근거는 포르노사이트와 폭력적이고 중독성이 강한 온라인게임이 중국 젊은이들의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를 불러일으킨다는 점. 하지만 중국인들이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한 중추 통로 역할을 하고 있는 인터넷 카페 폐쇄에 나서는데 있어, 도덕적인 이유나 안전상의 문제는 사실 극히 일부 요인에 불과하다. 중국 당국은 정부 통제를 벗어나 '문화적인 공해'에 접근할 수 있는 온라인 세계를 감시하기 위한 것이 실제 목적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난 2000년 이래 중국내 인터넷 사용 인구는 4배로 급증, 현재 3,850만명에 달하고 있다. 베이징 소재 텔레콤 조사업체인 BDA차이나의 테드 딘 상무는 "중국에게 인터넷은 칼의 양 날과 같다"고 설명한다. "정부는 급신장하는 디지털 경제에 대한 지원과 위험한 정보 통제 사이의 올바른 균형점을 찾아낼 필요가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사실 중국의 대다수 젊은이들은 정부의 우려처럼 중국에 대한 반체제 성명이나 금지 사이트인 '타임' 기사 등을 유포시키기 위해 컴퓨터 주변으로 몰려드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은 온라인 게임이나 영상 다운로드 등을 즐기기 위해서다. 하지만 베이징 당국 입장에선 사람들이 불법으로 모일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신경에 거스르는 일이다. 현재 중국에 설립된 합법적인 인터넷 카페는 4만6,000개. 이들은 모두 고객들이 사용하는 컴퓨터 모니터를 어깨너머로 감시하면서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는 웹 페이지 접속을 차단하도록 규정돼 있다. 보안당국이 중국 체제에 위협을 가하는 사이트를 차단하기 위해 인터넷 경찰을 배치하기는 했지만, 수백 명의 경찰 인력으로 웹상의 모든 사이트를 검열하고 인터넷 사용자들의 접속을 차단시켜 두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홍콩인권민주주의정보센터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최근 모든 인터넷카페에 대해 이용자들이 '반동'사이트에 접속할 경우 이를 즉각 보안 기구에 통보하도록 했다. 하지만 실제로 정부 규정대로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는 소수에 불과하다. 게다가 본토에서 물가가 가장 비싼 상하이에서도 시간당 요금이 50센트 미만에 그치는 수준이어서 인터넷은 술집이나 노래방보다 훨씬 값싸게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정리=신경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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