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해킹에 멍드는 인터넷경제] 1. 실태와 파장

야후를 시작으로 아마존·E트레이드 등 유력 인터넷 사이트들이 3일 연속 동일인으로 추정되는 해커들의 공격을 받아 1~3시간 동안 서비스를 중단했다. 관련업계는 이번 사건으로 최근 급신장하고 있는 인터넷 전자상거래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우려하는 한편 공동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파장이 예상보다 빨리 확산되자 미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은 9일 별도 검거반을 편성, 범인 검거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다짐하는 등 사건해결에 서둘러 나서고 있다.미국 2위의 온라인 증권업체인 E트레이드와 정보통신 전문 뉴스 사이트인 ZD넷의 인터넷 사이트가 이날 해커들의 방해로 각각 90분과 3시간씩 다운됐다. E트레이드의 경우 서비스 중단으로 주식투자자들이 원하는 때에 매매주문을 낼 수 없었기 때문에 기업이미지가 실추된 것은 물론 추후 회원들의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 해커들은 이날도 수십 곳에서 동시에 「서비스 거부」 방식으로 인터넷 사이트를 공격했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사용한 해킹 프로그램들이 인터넷에서 누구나 무료로 구할 수 있는 것이어서 앞으로 모방범죄가 잇따를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해커들이 서비스 중단 차원을 넘어 전자상거래 기업의 컴퓨터에 침입할 경우 피해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신용카드 번호나 개인신상 정보를 유출하는 것은 물론 기업의 구매정보 등을 경쟁업체에 넘길 경우 피해액은 엄청나게 늘어날 수 있다. 1분, 1초를 다투는 금융거래나 기업의 정보교환 등이 불가능해질 경우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산업은 존립 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정보보안 전문업체인 인터넷 시큐리티 시스템스의 크리스 룰랜드 팀장은 『해커들이 정보보안이 철저하기로 유명한 야후의 사이트를 다운시켰다는 것은 그들이 원하는 곳은 어디든지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현재 어떤 기업도 안심할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해커들을 색출하고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인터넷 업체들도 공동대응에 나서고 있다. 야후·E베이 등 피해업체와 시스코·글로벌 크로싱 등 장비업체들이 공동으로 팀을 구성, 피해상황을 파악하는 한편 예방책도 마련하고 있다. 재닛 리노 미 법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전자상거래를 안전하게 보장하기 위해』 범인 검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리노 장관은 아직까지 범인들의 동기는 파악할 수 없지만 해커들이 전자상거래 업체들을 겨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FBI 내의 엘리트조직인 「국가기간산업보호센터」 일명, 「닙시(NIPSY)」를 전면 가동, 범인 검거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윌리엄 데일리 미 상무장관도 이날 샌프란시스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아직까지 확실한 대비책은 없지만 기업들이 자사 컴퓨터가 해커들에게 이용당할 가능성을 철저히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FBI와 미 행정당국이 범인색출에 나서고 있지만 추적이 쉽지 않아 수사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정보통신 뉴스 전문업체인 C넷은 이날 범인을 검거하기 위해서는 미국은 물론 전세계 인터넷 서비스 회사의 컴퓨터 사용기록을 전부 점검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이럴 경우 조사기간이 길어져 해커들이 자신의 사용기록을 삭제, 사건이 미제로 남을 가능성도 높다. 인터넷 정보보안 전문가인 러스 쿠퍼도 『문제는 몇몇 사이트들이 다운되는 게 아니다』며 『해커들은 지금까지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 게 아니라 단지 자신들의 능력을 과시하는 데 그친 것』이라며 피해가 확산될 것을 우려했다. 김호정기자GADGET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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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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