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28일 주변인물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아들에 대한 인사청탁 논란에 휩싸인 강동석(姜東錫) 건설교통부 장관의 사표가수리되자 인사검증시스템 개선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열린우리당은 올들어 이기준(李基俊) 전 교육부총리와 이헌재(李憲宰) 전 경제부총리, 최영도(崔永道) 전 국가인권위원장이 `불명예 하차'한데 이어 또 다시 고위공직자가 도덕성 문제로 사퇴함에 따라 참여정부의 국정운영에 미칠 부담을 걱정했다.
그러나 여당 지도부는 정치권의 인사검증시스템 개선 논의가 선을 넘을 경우 대통령의 인사권을 침해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듯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정세균(丁世均) 원내대표는 이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강 장관의 사표를 수리한데 대해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져야 하는게 우리 사회의 도덕률"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 원내대표는 정치권 일각에서 국무위원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는데 대해서는 "청문회가 능사는 아니고, 더 잘 검증할방법을 찾아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 오영식(吳泳食)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인사검증시스템의 문제는인사권을 갖고 있는 대통령과 행정부가 제도개선을 모색해야 할 문제"라며 "국회 차원에서는 입법이 필요한 부분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부대표도 인사청문회 강화주장과 관련, "인사청문회의 대상을 확대하고, 강화하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검토할 수도 있다는게 기본입장"이라면서도 "인사청문회대상을 전 국무위원으로 확대할 경우 정쟁의 장이 될 수도 있고, 적지않은 행정공백이 생길 우려와 함게 대통령의 인사권 침해논란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우리당은 최근 고위공직자들이 부동산투기 의혹과 관련해 잇따라 사퇴하면서 고위 공직자의 재산형성 과정의 검증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되고있는 것을 감안, 4월 임시국회에서 공직자윤리법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당내 투명사회협약 후속조치 태스크포스 소속 문병호(文炳浩) 의원은 "야당과합의된 내용을 우선 처리할 방침"이라며 "야당과 논의를 하더라도 4월 임시국회 처리를 늦추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당은 고위공직자의 재산 등록시 재산형성과정 소명을 의무화하는 한편 변호사 사무실이나 묘지용 토지 등을 제외한 모든 잉여부동산을 백지신탁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