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손해율 상승 흐름이 계속되면서 차 보험료를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연초부터 높아지고 있다. 손해율 100%가 넘는 손보사가 속출하고 있고 전체 자보 손해율은 임계점을 넘은 지 오래다. 대형 손보사의 손해율조차 일제히 90%를 넘어섰다.
5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 현재 MG손보·한화손보·더케이손보 등 3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가마감 수치)은 각각 100%를 넘었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걷은 보험료 중에서 교통사고 등으로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말한다.
이들 3개 손보사의 손해율이 100%를 넘었다는 것은 인건비 및 마케팅비용 같은 사업비용을 '0'으로 가정하더라도 자보 사업에서 적자를 보고 있다는 뜻이다. 통상적으로 손해율이 80%가 넘으면 이상 신호로 해석한다.
손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손해율 악화는 규모에 상관없이 손보업계 전반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모수 자체가 작은 중소형 손보사는 동절기를 맞아 교통사고가 크게 늘면서 손해율 악화 흐름이 더욱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자동차보험 누적적자는 2010년 이후 최고수준으로 치솟았다.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7개월간 자동차보험 누적적자는 약 5,000억원으로 이를 연 환산하면 8,571억원에 이른다. 이 수치는 2010년(1조5,369억원) 이후 가장 높다.
문제는 손해율 전망이 여전히 어둡다는 점이다.
올해 경기전망은 지난해에 비해 낫다. 경기가 회복되면 교통량 자체를 증가시키고 사고 발생률을 끌어올리게 된다. 당연히 손해율은 더욱 나빠진다.
특히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에서의 손실을 자산운용을 통해 상쇄시켜왔는데 장기 저금리 기조로 이마저 여의치 않게 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현재 손보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은 4.13%로 1년 전에 비해 4분기 연속 악화됐다.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료를 올리고 싶지만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0월 말 "자동차보험 적자가 심각하기는 하지만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인상할 수 없다"며 선제적 압박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