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11월 10일] 노사 相生의 새 모델 '협력 프로그램'

노사관계 선진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노사가 공동 추진하는 ‘참여협력 프로그램’ 도입을 통해 상생의 노사관계 확립에 성공한 기업들이 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노사관계 경쟁력이 가장 낮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후진적인 노사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근본 이유 가운데 하나는 노사 간의 뿌리 깊은 불신이다. 우리나라 노사관계를 특징짓는 대립과 갈등구도는 바로 이런 불신에서 비롯된다. 노사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협력 프로그램은 바로 이런 불신과 대결구도를 효과적으로 청산하고 신뢰와 대화를 통해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성장 발전하는 새로운 실천적 대안이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개최한 ‘노사 상생협력 토론회’에 따르면 노루페인트ㆍ금호산업ㆍ인천지하철공사ㆍ한국후지필름을 비롯한 상당수 기업들이 노사협력 프로그램을 도입해 노사갈등과 분규에서 벗어나 상생의 노사관계를 구축하는 데 성공을 거두고 있다. 특히 노루페인트의 경우 회사가 어려운 때 노조 측이 임금협상을 전적으로 회사 측에 일임할 정도의 두터운 신뢰를 바탕으로 기업경쟁력과 생산성 제고는 물론 노사 공동의 사회봉사활동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세계적인 불황을 앞두고 협력적 노사관계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나 다름없다. 세계에서 노사분규 및 노동손실 일수에서 세계 최악의 불명예를 낳고 있는 극한대결과 투쟁 일변도의 후진적인 노사관계로는 장기불황의 파고를 넘을 수 없다. 그동안 노사가 모두 수용하고 실천할 수 있는 실천적 대안 제시가 부족했던 현실을 감안할 때 이미 상당수 기업들이 실천에 옮겨 성공을 거두고 있는 노사협력 프로그램은 상생의 노사관계를 여는 새로운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서는 노사가 서로 마음을 열고 동반자로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사용자와 노조 지도자의 열정과 희생이 뒷받침돼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도 노사분규를 억지로 무마하고 달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노사협력이 잘되는 기업들을 지원하고 격려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기업 규모와 업종에 따라 손쉽게 도입할 수 있는 다양한 협력 프로그램 개발에 대한 지원도 강화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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