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치명상을 입은 콩지에

제9보(146~170)



좌변에서 공연히 보태주었기 때문에 이젠 백이 절망적인 상황이 되었다. 1집을 질 바둑이 3집은 족히 지게 된 것이다. 이세돌은 자기의 실수를 깨닫고 좌변에 더 이상 손찌검을 하지 않고 우변으로 손을 돌렸다. 이 바둑을 면밀히 검토한 서봉수9단은 이세돌이 좌변에서 보태준 수순에 대하여 묘한 해석을 했다. "속단할 수는 없지만 이세돌이 일부러 보태준 것 같다. 어차피 진 바둑이니까 일종의 흔들기였다고 볼 수 있다."(서봉수) 분명히 좌변에서는 보태주었지만 그 보태준 수가 약간의 뒷맛을 지니고 있으며 그 뒷맛은 우변의 전투와 관련이 있다는 점이 포인트이다. 그 희미한 관련을 놓고 이세돌이 도박을 한 것 같다고 서봉수는 말했다. 그 희미한 관련을 이세돌은 진작부터 노렸고 콩지에는 그것을 간과했다. 그것이 기가 막힌 역전의 단서가 된다. 만약 콩지에가 마왕 이세돌의 노림수를 진작에 알아차렸더라면 실전보의 흑49로는 참고도1의 흑1에 튼튼하게 지켰을 것이다. 그랬더라면 백이 2에서 8까지 움직여 보아도 아무 수도 나지 않았을 것이며 흑승이 확정되었을 것이다. 그 후에도 콩지에가 이길 기회는 또 있었다. 흑53으로 참고도2의 흑1에 물러섰더라면 역시 흑이 남는 바둑이었다.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차리지 못한 콩지에가 조금도 양보를 하지 않고 다 살리려다 우변의 흑 5점이 떨어지는 치명상을 입게 되었고 그 좋던 바둑을 역전패하게 되고 만다. 콩지에로서는 평생 잊지 못할 통분한 패배일 것이다.(6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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