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재경부 '수출 맑음'에 KDI선 '흐림'

상반된 전망 내놔 혼선

우리 경제의 최근 수출과 내수 상황에 대해 정부와 국책연구기관이 서로 엇갈린 평가를 내놓아 혼선이 우려된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2일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지난해 10월 이후 산업생산 증가세가 둔화되고 재고 증가세는 소폭 확대돼 수출 제조업 부문을 중심으로 경기둔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와 반도체 부문의 생산 증가세가 지난해 11월 들어 둔화되고 있을 뿐 아니라 수출용 출하의 증가율 역시 지난해 3ㆍ4분기 대비 무려 15.4%나 하락했다는 게 이 같은 판단의 근거다. KDI는 그러나 내수 부문에 대해서는 “소비 총수요 항목과 관련한 지표들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증가세가 유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수출 부문과 달리 (내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모습”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현재 경기흐름상 수출은 ‘흐리’지만 내수는 ‘맑다’는 지적이다. 또 상대적으로 증가율 둔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설비투자 추계의 경우 전년도 4ㆍ4분기의 높은 증가세에 따른 기술적 하락 요인이 반영됐지만 전체적으로는 설비투자의 완만한 확대 추세가 유지되고 있다고 KDI는 설명했다. 반면 재정경제부는 KDI보다 하루 앞선 지난 11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월호를 발간하고 KDI와는 엇갈린 수출 ‘맑음’, 내수 ‘흐림’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재경부는 그린북에서 “수출의 경우 세계 경기 호조에 따른 해외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반도체ㆍ자동차 등 일부 부문의 수출을 중심으로 산업생산 증가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라고 현 경기상황을 진단했다. 이와 달리 내수 경기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서비스업 활동은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며 내수 경기를 보완하기 위한 정부의 거시ㆍ미시적 대응 노력을 강조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서비스업 활동은 증가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이지만 추세적 수준의 증가세 지속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 같은 엇갈린 평가에 대해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KDI가 산업생산 증가세 둔화에 주목, 수출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린 것 같지만 여기에는 전년(2005년)도 증가율이 워낙 높은 데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돼 있다”며 “반도체ㆍ자동차 부문 등의 산업생산 증가세를 볼 때 수출은 결코 우려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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