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기 낙관은 이르다(사설)

연구기관들의 국내 경제진단과 경기전망은 온통 장밋빛 일색이다.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5%대로 예상했던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6%를 넘어서고 내년에는 수출회복과 내수확대로 6.7%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무역수지가 흑자기조로 반전돼 올해 경상수지 적자규모가 1백34억달러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올해 GDP성장률이 6.1%에 이르고 경상수지 적자도 1백37억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금융연구원도 성장률이 올해 6.3%에서 내년에는 수출과 투자가 회복되면서 7.0%로 높아지고 경상수지 적자도 96억달러로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간경제연구소들도 올해 경제 전망을 엇비슷하게 낙관적으로 예측하고 있다. 얼마나 목마르게 기다려 왔던 희소식인가. 경기가 저점과 불황에서 벗어나 경제가 회복된다니 반갑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경제환경의 실상이 그렇지 못해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다. 지표경기는 훈풍이나 기업과 가계가 실제로 느끼는 체감경기는 한기가 돈다. 전경련의 「최근 우리경제의 성장 내용과 정책 시사점」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중 5.9% 성장률을 나타냈으나 기업들의 체감 성장률은 2%에 불과했다. 고실업, 고부도율, 저채산성 등 성장내용이 악화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낙관은 나쁘지 않다. 비관론보다는 낫다. 그러나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 예측처럼 장밋빛 낙관을 퇴색케하는 내외의 부정적 요인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사태의 해결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장기화 되어가고 있다. 이에따라 금융경색은 심화되고 금리는 오르고 있다. 실물경제로 파급될 것이다. 금융불안이 지속되면 회복국면의 경기가 다시 하락 「W」자형으로 바닥에 되주저 앉거나 「L」자형으로 감속할 가능성이 크다. 부도도미노 공포가 지속되고 있다. 대기업의 잇단 부도가 중소기업 부도로 이어지면서 부도율이 0.31%(서울)에 이르렀다. 실업이 증가하면서 유례없는 취업난이 좀처럼 풀릴것 같지않다. 환율상승 덕으로 수출이 늘어나고 있다지만 그렇게 밝지만은 않다. 외국의 경제예측기관들이 내년에 달러화 약세를 예측하고 있는 것도 수출을 낙관할 수 없는 대목이다. 경기가 회복되어 투자가 늘고 수출이 는다해도 자본재와 원자재 수입이 급증하면 무역수지흑자는 허상이 될 것이다. 특히 수출채산성의 악화가 경제회복의 걸림돌이다. 지난 상반기중 수출이 20.6%늘었지만 수출단가는 16.5%나 떨어졌다. 수출을 해서 손해를 본 셈이다. 결국 수출증가가 경쟁력 강화에 의해서가 아니라 환율상승 때문이어서 불안하기 짝이 없다. 더구나 대선을 앞두고 정치불안까지 겹쳤다. 정치 안정없이 경제가 잘 풀린 나라는 없다. 문제는 섣부른 낙관론의 함정이다. 지표를 경기호전의 신호로 받아들여 정책을 운용하거나 기업전략을 짤 경우 경제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이다. 특히 구조조정 노력을 느슨하게 할 위험도 없지않다. 지금 필요한 과제는 경제체질 강화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경쟁력 강화의 기회를 맞고있다. 이때에 판단이 잘못되면 구조조정 노력이 해이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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