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고 2조원대의 「고질라급 지점」이 탄생한다.주인공은 한빛은행 남대문 지점. 옛 상업은행의 남대문 지점과 한일은행의 삼성센터 지점이 이달말께 하나로 합쳐지면서 수신 2조724억원 규모의 초대형 지점으로 재탄생한다.
수신만을 놓고보면 지점 하나가 웬만한 지방은행 규모다. 지난해말 현재 제주은행의 수신이 1조2,000억원이고 전북은행이 2조5,000억원 규모다.
남대문과 삼성센터 지점은 과거 상업과 한일이 내세우던 「간판 지점」으로, 수신고가 각각 1조원을 넘어 합병 전에도 국내 최대를 다투어왔다.
옛 상업의 남대문 지점은 1908년 문을 연 뒤 삼성그룹 계열사와 주로 거래를 해왔다. 삼성본관 2층에 자리잡고 있으며 현재 인원은 42명. 주거래업체는 삼성물산과 삼성석유화학 등.
한일의 삼성센터지점은 지난 69년 뒤늦게 문을 열었으나 상업의 남대문지점을 바짝 추격, 수신과 여신실적 등에서 약간 앞서있는 상황. 삼성생명 빌딩 1층과 20층에 자리잡고 있다. 인원 52명에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등 「탄탄한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한빛은행은 남대문 지점의 역사와 전통을 감안해 옛 한일의 삼성센터 지점을 흡수하는 형식으로 점포를 정리하기로 했다. 은행 관계자는 『두 지점의 운영실적이 워낙 좋아 굳이 합칠 필요가 없었지만, 구조조정을 위한 점포정리 차원에서 단행키로 했다』고 말했다.
한빛은 그러나 이들 지점을 통합하는 것이 운영 측면일 뿐, 삼성센터 지점을 폐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칫하면 삼성생명 빌딩의 대형 고객들을 놓칠 우려가 있기 때문. 결국, 점포를 출장소 형식으로 유지하면서 지점장 한 명이 두 곳을 관리케 한다는 게 한빛은행의 방침이다. 【한상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