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쌍용 「해병대문화」(한국 기업문화를 찾아서)

◎기본원칙 충실·공동체의식 무장/전·현회장 해병복무/따뜻한 인간애 강조/문화행사에 건물 무료 제공도쌍룡그룹의 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해병대」다. 김석원 전 회장(국회의원)은 지난 70년 유학생활을 마치고 막바로 자원입대, 월남의 최전방에서 근무했다. 동생인 김석준 그룹회장도 형의 권유로 뒤를 따랐다. 김 전회장의 아들인 지용씨도 부친의 뜻에 따라 「영원한 해병」이 됐고, 차남인 지강씨는 해병대에 복무중이다. 쌍용문화는 「해병대문화」다.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다. 쌍용의 문화, 인사제도 등에서 중시하는 「아우어십」(우리의식)은 해병대의 그것을 떠올리게 한다. 해병대는 결코 화려하지 않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쌍용이 그렇다. 화려하지 않으며 기본에 충실한다. 쌍용의 사업구조에는 이것이 잘 담겨있다. 자동차, 정유, 시멘트 등 3대 주력산업은 모두 국가기간 산업이다. 쌍용의 문화는 믿음이다. 해병대의 존립근거, 세계적으로도 그 유례를 찾기 어렵다는 강한 연대의식은 상호신뢰가 그 바탕이다. 쌍용은 믿을 수 있는 기업을 추구하고 있다. 김석준 회장의 정도경영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해병대정신에서 나온 철학이기도 하다. 그리고 상당부분에서 믿음을 얻고 있다. 해병대문화는 원리원칙을 중시한다. 쌍용의 제품에서는 편법이나 적당주의보다 지나칠 정도로 원리와 원칙을 내세운다. 자동차는 이런 문화를 잘 담고 있다. 쌍용의 무쏘, 체어맨, 이스타나 등은 품질에 관한한 세계적인 상당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 자동차 가운데 외국 대통령이나 수상이 전용차로 이용하는 것은 쌍용의 무쏘가 유일하다. 너무 원칙에 치중하다 가격, 판매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단점도 있다. 쌍용은 공동체 의식에 관한한 국내 최고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잘못에 대해서는 매섭게 추궁하지만 뒤는 없다. 쌍용의 겉모습은 경직돼 있다. 그렇지만 그 이면을 보면 따뜻함이 짙게 담겨있다. 강도높은 훈련과 엄한 규율을 근간으로하는 해병대의 그것과 같은 모습이다. 여의도 쌍용증권 빌딩은 최첨단으로 구성돼 있다. 이 빌딩의 외양은 경직성이다. 그러나 그 건물에 담겨있는 따뜻함은 쌍용문화의 백미다. 야외에는 자사 및 다른업체, 시민들을 위한 야외콘서트홀에 마련돼 있다. 건물에는 공개홀이 설치돼 있는데 이것은 문화인들에게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비싼 임대료를 생각하면 할 수 없는 일이다.<박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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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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