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에르메스 후원 'H BOX' 한국 온다

'명품+명작' 보여주는 이동식 영상 전시관<br>내달 27일까지 아트선재센터서 전시

에르메스재단이 후원하는 예술 후원프로그램인 H박스는 이동식 전시 장 형태의 영상전문 상영관이다.

명품과 명작이 만날 때 그 희소성과 창의력의 시너지는 폭발적이다. 세계 유수의 명품 브랜드들이 지속적으로 예술을 후원하는 이유다. 에르메스 재단의 대표적인 예술 후원 프로그램인 'H박스'가 한국에 처음 상륙했다. 2007년 파리 퐁피두센터에서 처음 선보인 H박스는 레온 현대미술관, 런던 테이트모던갤러리, 요코하마 트리엔날레 등 세계를 순회한 이동식 영상 전시관이다. 최대 10명 정도까지 들어갈 수 있는 이 소형 전시장은 프랑스 디디에 피우자 포스티노가 디자인한 접이식 이동가방 형태의 공간이며 전시 기획은 큐레이터 벤자민 베일이 맡았다. 아트선재센터 3층에 설치된 H박스 안으로 들어서면 유복한 집안에서 잘 교육받고 자란 듯한 고운 10대 소녀들을 화면을 통해 만나게 된다. 마치 패션잡지의 화보 같은 모습이다. 독일 태생의 작가 율리카 루델리우스의 작품 '드레사쥐(Dressage)'는 이 아이들의 내재된 폭력성을 끄집어 냈다. 어떤 한 아이의 시도로 촉발된 파괴적 행동으로 소녀들은 온실처럼 예쁘게 꾸며진 방을 때려 부숴 순식간에 폐허로 만들어 버린다. 작가는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에 의문을 제기하고 그 집단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이들 외에도 H박스 안에서는 고전 회화를 연극 무대에 올린 듯한 왕 지안웨이의 '제로', 건축가 미스 반데어 로에가 마지막으로 설계한 건물 옥상에서 촬영된 마크 루이스의 'TD센터, 54층', 무인 비행물체를 다루는 조종사들의 세계를 탐험한 오머 패스트의 '일요일 아침', 이탈리아 베수비오 화산을 통해 사회와 정치의 복잡한 관계를 은유한 로사 바바의 '경험적 효과' 등의 작품을 볼 수 있다. 한국 작가로는 남화연 작가가 유일하게 선정돼 경험과 기억, 환상이 혼재된 '당신의 유령을 해치지 마시오'라는 영상 작품을 선보인다. 2층에서는 에르메스 재단이 후원했던 기존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일본작가 코타 이자와의 '디오라마'는 비틀즈와 롤링스톤즈의 데뷔 무대를 결합했다. 최고의 음악이 뒤섞여 거대한 불협화음을 연주하는 뜻밖의 광경이 펼쳐진다. 클리프 에반스, 사라 라모, 수메 체, 세바스티안 디아즈 모랄레스 등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미술관 속 미술관' 형식으로 선보인 H박스는 3월27일까지, 나머지 전시는 5월1일까지 이어진다. (02)733-8945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