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장에서 인기몰이를 해온 파생상품펀드의 수탁고(설정액)가 11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3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운용자산의 10% 이상을 장내외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파생상품펀드 설정액이 지난 9월 말 현재 29조4,812억원으로 8월 말에 비해 9,682억원 감소했다. 파생상품펀드 설정액이 월간 감소세를 보인 것은 지난해 10월(-2,379억원) 이후 11개월 만에 처음이다. 펀드 수는 3,300개로 한달 새 23개 늘어난 데 그쳐 올해 들어 8월까지 100~200개가 늘었던 데 비해 증가세가 눈에 띄게 둔화됐다.
각종 파생상품을 이용해 단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파생상품펀드는 금융시장 불안과 증시의 변동성 확대를 틈타 대체 투자수단으로 부각되면서 고성장을 지속해왔다.
7월 말 설정액이 올해 들어서만 8조원(36%) 이상 늘면서 사상 처음 30조원을 돌파했다. 2005년 9월 말 10조원에 비하면 3년 새 3배로 급증했다.
하지만 지난달 미국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으로 인한 금융위기 확산과 주가 급락으로 주가연계펀드(ELF) 등 대규모 손실을 입은 파생상품펀드가 속출하면서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가의 변동성 확대로 손실은 입는 상품들이 늘고 불완전판매 문제가 불거지면서 파생상품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식은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증시가 바닥권에 도달했다는 인식과 함께 오히려 투자 적기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