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범삼성가 4세 '별' 떴다

조연주 한솔케미칼 부사장 사내이사 선임 예정


범(汎)삼성가에서 4세 사내이사가 처음으로 탄생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조연주(36·사진) 한솔케미칼 기획실장(부사장)이 27일 정기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새로 선임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조 부사장은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녀인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의 장손녀이자 조동혁 명예회장의 1남2녀(연주·희주·현준) 중 장녀다. 조 부사장은 한솔그룹 3세, 범삼성가 4세가 된다.


그동안 2세나 3세가 범삼성가를 이끌어왔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에 4세가 처음으로 사내이사로 경영 전면에 등장하게 된 셈이다. 조 부사장은 보스턴컨설팅(BCG) 컨설턴트와 빅토리아 시크릿 애널리스트로 근무하다가 지난해 3월 한솔케미칼에 합류해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매달 꾸준히 300만원 규모로 주식을 매입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조 부사장은 지난 18일 기준 한솔케미칼 주식 660주로, 보유 지분율은 0.01%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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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부사장이 앞으로도 한솔케미칼 주식을 매입할 예정인 가운데 지난해 상반기 2만9,000원대에서 오르내리던 한솔케미칼 주가는 8월 이후 오름세를 타면서 현재 5만원을 넘어섰다. 한솔그룹의 한 관계자는 "조 부사장이 기업 전략을 담당하는 임원으로서 책임감을 갖는 한편 주주로서 로열티를 갖고 임하기 위해 매달 소액이지만 꾸준히 주식을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한솔케미칼은 최근 조 부사장 주도로 미국 벤처기업에 투자를 단행하면서 이목을 끌기도 했다. 11일 그린포인트 글로벌 미텔슈탄트 펀드(Greenpoint Global Mittelstand Fund) 등과 미국 벤처기업인 니트라이드솔루션(Nitride Solutions Inc)에 300만달러(약 33억원)를 투자했던 것. 2009년 출범한 니트라이드솔루션은 자외선 발광다이오드(UV LED) 등에 사용되는 질화알루미늄(Aluminum nitride)을 생산하는 업체다. 투자금을 제품 생산과 마케팅 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이번 투자는 조 부사장이 직접 지휘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솔케미칼 측은 "니트라이드솔루션의 UV LED 제품은 차세대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며 "이번 투자는 한솔케미칼이 전자화학 분야에서 입지를 굳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3월 한솔케미칼에 합류한 조 부사장은 신사업 창출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데 이번 투자도 신사업 행보의 연장 선상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에는 OCI 자회사 OCI-SNF 지분 50% 인수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27일 주주총회를 통해 조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앞으로 경영 행보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한솔그룹은 1965년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이 새한제지를 인수해 전주제지를 출범하면서 시작된 기업이다. 1991년 장녀인 이인희 고문이 삼성으로부터 분리, 독립해 한솔제지로 사명을 바꾸고 제2의 창업을 했다.


정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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