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ㆍ수도권 지역에서 토지보상금으로 약 20조원 가까운 돈이 풀리자 은행ㆍ증권사 등 금융회사들이 치열한 자금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과거만 해도 토지보상 자금은 주로 은행 예금이나 인근 부동산 투자로 흘러 들어갔지만 최근에는 채권ㆍMMF 등으로 투자 대상도 분산되는 추세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수도권에서만 약 17조원이 토지보상비로 풀린다. 그동안 거액의 토지보상금이 풀리면 은행과 농협이 싹쓸이해갔다. 그러나 최근에는 현금 대신 채권으로 보상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증권사들도 자금유치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ㆍ우리투자증권ㆍ굿모닝신한증권 등은 토지공사와 SH공사 보상사업단 옆에 임시 부스를 마련하고 고객유치에 나섰다. 자금예치뿐 아니라 세무상담, 양도세 신고 대행, 재테크 상담 등 종합적인 재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양길영 한국투자증권 자산관리부 팀장은 “토지공사의 경우 표면이자율 5.4%, 3년 만기 용지보상채권을 지급하는데 최근 금리인하로 채권 값이 오르자 지주들 사이에서 채권보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채권보상을 유도하기 위해 양도세 혜택을 주며 토지공사에서도 3억원이 넘는 보상비의 경우 절반 이상을 채권으로 지급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의 한 관계자는 “시중자금 고갈로 신규영업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거액의 자금을 단기간에 유치할 수 있어 증권사들이 발벗고 나섰다”고 말했다. 현재 화성 동탄2지구의 경우 기업체가 보유한 토지보상이 올해 들어서만도 약 4,000억원가량 이뤄졌으며 오는 3월부터 개인 지주들을 상대로 보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또 검단신도시와 평택 고덕지구도 올해 안에 보상이 시작될 예정이어서 금융회사들의 자금유치 경쟁은 한층 더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