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구조조정을 위한 M&A(인수·합병)가 크게 늘면서 이를 중개하는 월가의 금융기관들이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글로벌 물결속에서 어쩔 수 없이 이뤄지는 M&A 붐을 틈타 월가가 흥청대고 있는 것이다.지난 3월 르노의 닛산 인수가 대표적 사례. 당시 르노측은 메릴린치를, 닛산은 시티그룹의 닛코 살로먼스미스바니를 중개인으로 의뢰했다. 르노의 닛산 인수는 이후 77억달러에 달하는 자동차업계의 M&A를 불러온 촉매역할을 했으며 이들 M&A의 대부분을 미국 금융기관들이 중개, 수수료를 챙겼다. 또 닛산의 계열 하청사 정리방침에 따라 자동차부품업체들사이에 다시 수많은 M&A 및 자본제휴 바람이 불 전망이다.
가장 덩치큰 M&A는 지난 16일 이뤄진 DDI, KDD, IDO 등 3개 통신회사의 합병. 247억달러에 달했던 이 거래는 골드만삭스(DDI)와 메릴린치(KDD, IDO)가 중개했다.
올들어 일본의 M&A(인수·합병)는 780억달러규모로 지난해보다 343% 증가했다. 이중 외국기업과 일본기업간에 이뤄진 M&A는 모두 65건. 이 가운데 61건을 골드만삭스(17건, 345억달러), 메릴린치(17건, 263억달러), JP모건(8건, 89억달러), 살로먼스미스바니(4건, 87억달러), 모건스탠리 딘위터(15건, 57억달러) 등 5개 월가 금융기관이 챙겼다.
일본 금융기관들도 이같은 추세에 맞춰 M&A 담당부서를 크게 강화하고 있다. 내년하반기 다이치강교와 합병, 세계 최대은행으로 떠오를 니혼코교(日本興業)은행은 M&A 담당부서의 인원을 종전의 2배인 32명으로 늘렸다. 이들은 일본 기업들과의 끈끈한 구연(舊緣)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생각이지만 향후 성과가 어떨지는 미지수다.
이세정기자BOB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