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인플레 없으면 弱달러 유지할듯

미국의 달러 약세 정책 전환이 인플레이션 여부에 달려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인플레이션의 위험이 나타나지 않는 한 달러 약세 정책을 견지, 국내총생산(GDP)의 5%에 달하고 있는 무역 적자의 불균형을 시정한다는 전략을 시사하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13일 독일 분데스방크 연설에서 “달러 하락이 세계 경제 회복에 위태롭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데 이어 벤 버낸키 이사도 1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달러 절하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고 있어 상당기간 현재의 저금리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현재 1%인 은행간 콜금리를 유지하는 한 국가간 금리 차에 의한 달러 강세가 발생할 소지가 줄어들게 된다. 달러화는 지난해 2월 이래 전세계 주요 통화대비 26%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의 수입물가(석유 제외)는 2% 상승하는데 그쳤다. 미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공업부문의 설비 과잉 상태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공산품 가격 하락 현상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2월 미국의 수입물가 상승률은 0.2%로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의 기대치 0.3%를 크게 미치지 못했다. 또 12월 미국의 도매물가는 전월대비 0.3% 상승했지만, 에너지 식품 등을 제외한 핵심 도매물가는 0.3% 떨어져 2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달러 약세는 유럽과 아시아의 수출에는 악재가 되지만, 미국의 무역 수지 개선과 경제 회복에는 긍정적 효과를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월 미국의 무역 적자폭은 380억 달러로 11월의 416억 달러보다 크게 감소했으며, 월별로는 연중 최저를 기록했다. FRB은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베이지북에서 미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으며, 물가가 안정돼 있다고 밝혔다. 댈러스 FRB의 로버트 맥티어 총재는 “미국 경제는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의 문제가 나타나지 않는 최적의 상태”라고 말했다. 따라서 경기 회복기에 뚜렷한 인플레이션이 나타나지 않는한 FRB는 금리 인상을 상당기간 보류하고, 미 행정부는 달러 약세 정책을 장기화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