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에 이어 백화점의 해외 명품 브랜드들도 환율 상승에 따라 최근 제품 가격을 잇따라 인상하고 있다.
23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국내 명품 매출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루이비통'이 지난달 말 전 품목의 가격을 8% 안팎 인상했다. 이에 따라 최고 인기 상품인 '루이비통 모노그램 스피디 30' 가방 가격은 올 초 72만원에서 지난 9월 84만원으로 오른 데 이어 현재 91만원으로 연초에 비해 26% 올랐다.
'샤넬'도 이달 중순 인기품목의 가격을 29% 정도 올려 '샤넬 클래식백 캐비어 M'의 가격은 올 초 270만원에서 7월 말 310만원으로 올랐다가 이번에 401만원으로 연초 대비 48.5%나 인상됐다. '구찌' 역시 지난 10일 인기품목의 가격을 6% 안팎 인상해 '구찌 PVC 러기지'는 올해 초 73만원에서 83만5,000원으로 올랐다. '불가리'도 지난달 15일 대부분의 품목 가격을 3~7% 정도 올려 인기품목인 '불가리 B01 화이트골드 원밴드' 반지 가격이 90만원에서 95만원으로 올랐다. 이와 함께 '에르메스'는 지난달 시계와 그릇류 가격을 15% 정도 인상했으며 '프라다'도 지난 17일 대부분의 품목을 8~10% 가량 인상했다.
이처럼 백화점 명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그 동안 환율 상승분을 명품 가격에 즉각 반영해온 면세점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해 온 백화점들은 이번 가격 인상으로 명품 매출이 둔화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내년 명품 가격 인상 폭이 올해보다 더 가파를 것으로 보여 그 동안 백화점의 성장세를 이끌어온 명품 수요가 위축되지 않을지 백화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백화점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가을ㆍ겨울 시즌의 경우 기존 보유 외환 결제와 환헤지 등으로 명품 가격 인상률이 환율 상승분을 밑돌았지만 내년에는 고객들의 가격 저항감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악화와 면세점들의 압박 등 가격인상 요인이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백화점 명품 브랜드들은 연말과 내년 초까지 단계적으로 브랜드 세일을 진행 중이지만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 등은 세일에 참여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