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미있는 선물이야기] 투자의 묘미

선물, 옵션투자의 진정한 묘미는 단순히 그 종목을 사고파는 것에 있지 않다.선물거래는 미래의 불확실한 위험을 헤지하는 것이 본래 목적이다. 그러나 선물과 선물, 선물과 현물, 선물과 옵션, 옵션과 옵션, 옵션과 현물등 투자대상을 서로 엮으면 생각치도 않던 재미있는 투자기법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최근 국내 증시의 화두로 떠오른 프로그램 매물도 선물과 현물을 연계한 차익거래에서 발생하는 문제다. 차익거래만 해도 전통적인 현-선물 차익거래외에 선물-옵션을 연계한 차익거래도 있다. 심지어 시장간 차익거래도 있다. 선물과 옵션을 연계한 차익거래는 지난해 삼성증권이 옵션만기일날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 주가지수가 폭락하면서 국내에 악명을 떨쳤다. 아직 국내에서는 주가지수선물 단일 종목을 증권거래소에서 독점적으로 거래하지만 외국의 경우는 복수의 거래소에서 복수의 지수선물을 거래하는 경우가 많다. 베어링증권의 닉리슨이 회사로부터 허가받은 거래도 바로 시장간 차익거래였다. 싱가포르 사이멕스 거래소에는 니케이225 지수선물이 상장돼 있다. 동시에 오사카 선물거래소에도 니케이225가 상장돼 있다. 같은 지수선물 상품이 두 개의 다른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이론적으로 하나의 상품은 하나의 가격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싱가포르와 오사카라는 지리적 차이와 거래방법의 차이로 니케이225 지수선물 가격이 순간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때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시장에서 지수선물을 사고 가격이 비싼 시장에서는 지수선물을 판다. 결국 두 시장의 가격은 하나로 수렴하고 위험없이 차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시장간 차익거래는 다른 모든 차익거래와 마찬가지로 이론적으로는 리스크 제로의 투자전략이다. 닉리슨은 그러나 시장간 차익거래에서 발생한 손실을 숨기기위해 부정거래를 했고 은행의 파산이라는 엄청난 결과를 초래했다. 「헤지(HEDGE:위험회피)는 다른 이름의 스펙(SPECULATION:투기)」이라는 말이 있다. 선물의 세계에서 위험이 제거된 100% 안전한 투자란 없다는 뜻이다. 【정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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