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고민 깊어가는 재경부

경기지표 갈수록 나빠지는데 쓸 카드는 없고…<br>선행지수·고용·물가등 '경고음'…그린북서 경기하강우려 반영도

4일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권오규(오른쪽)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참석자들과 함께 농산물 수급안정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디지털 시대에 웬 아날로그 질문을.” 지난 3일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정례브리핑.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권 부총리가 ‘노(No)’라고 대답한 뒤 재경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뜬금없는 질문이었다”며 이렇게 표현했다. 질문내용이 우리 경제의 본질과 무관하다는 뜻이었을 것이다. 재경부는 화려한 수사를 동원하며 우리 경제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강변하고 있지만 경기지표는 이와 무관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재경부의 고민이 점차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통계청의 7월 소비자전망조사 결과 소비자기대지수가 6개월 연속 하락하며 1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산업활동동향의 경기선행지수는 5개월 연속 하락하며 추락세를 이어갈 태세다. 고용도 상반기 30만7,000명의 취업자 증가를 달성, 당초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기록했다. 경상수지는 9년 만에 첫 적자로 돌아섰고 상품수지도 유가상승으로 흑자규모가 크게 감소했다. 설상가상으로 재고도 늘어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OECD 경기선행지수가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마저 나오면서 재경부를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소비자물가 역시 하반기에는 공공요금 인상 등이 예정돼 있어 안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최근 발간된 재경부의 그린북을 보면 세부 항목별로는 경기하강을 우려하는 멘트가 늘고 있다. 7월 경기동향을 평가한 8월 그린북에서는 고용 부문에 대해 당초 예상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기술했다. 하지만 이에 앞서 6월 경기동향을 평가한 7월 그린북에서는 고용에 대해 취업자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실업률도 비교적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었다. ‘인위적 경기부양은 없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한 재경부. 추락하는 경기지표에 재경부 스스로 나서서 활용할 카드가 없다는 점도 그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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