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LG전자 휴대전화 적자충격..이익회복은 언제?

LG전자[066570]의 2분기 실적 발표는 고해성사에 가까웠다. LG전자 최고재무담당자(CFO) 권영수 부사장은 실적발표를 겸한 기업설명회에서"이번처럼 곤혹스러운 적은 처음"이라며 "'대오각성'하고 있으며 잘못된 부문에 대해서는 또 다시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19일 주식시장에서도 LG전자의 2분기 실적을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2분기 성적표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하회한 것은 차치하더라도 LG전자의 성장동력인 휴대전화부문이 사상 최초로 적자를 기록한 것이 충격파를 던졌다. 시장에서 LG전자의 휴대전화 사업의 성장 잠재력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2분기 영업이익 적자 =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를 35%나 밑돌았다.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추정한 LG전자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정치는 6조1천억원, 2천300억원이었다. 실제 LG전자가 공개한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5조6천152억원, 1천429억원에 불과했다. 더욱 심각한 대목은 휴대전화 부문이 기록한 40억원의 영업적자. 휴대전화 평균판매가격이 떨어진데다 공장통합 관련 일회성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LG전자는설명했다. 권 부사장은 "연구소 통합과 공장이전 및 재고처리 비용 등 일시적인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휴대전화 부문이 이만큼 악화될 줄은 몰랐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단순한 적자 전환을 넘어서 LG전자의 성장엔진인 휴대전화 사업이 위기를 겪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동양종금증권 이태진 애널리스트는 "올 상반기 공장통합과 재고 소진 등 부정적인 신호가 있기는 했으나 1분기 영업이익률 3.6%를 바닥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었다"며 "휴대전화 부문 적자전환으로 향후 전망이 불확실해졌고 LG전자투자 매력도 크게 약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LG전자의 2분기 휴대전화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7% 늘었지만 매출액은 3.7% 감소해 경쟁업체들이 일정한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대조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휴대전화 적자전환의 원인은 = LG전자는 일시적인 비용 증가말고도 유럽시장에서의 전략적 착오와 서비스 지연에 따른 3세대 휴대전화 매출 부진, 휴대전화 시장 경쟁심화 등을 적자전환의 원인으로 자체 진단했다. 권 부사장은 "3세대 휴대폰의 시장 규모가 올해 5천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으나 서비스 지연으로 4천만대에 그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에는 이 부문에서 이익을 많이 냈으나 노키아와 모토로라 등이 뛰어들면서 평균판매 가격이 350달러에서 300달러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말했다. 게다가 미국 CDMA(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시장에서 성공한 것에 고무돼 성격이판이한 GSM(유럽방식) 시장 공략 준비를 제대로 못했다고 자성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이동통신사를 끼고 제품을 판매할 수 있었지만 소비자를 직접상대해야 하는 유럽에서는 고전한 셈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LG전자 휴대전화의 위기가 구조적인 데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하반기 가격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노키아와 모토로라가 공격적인 시장점유율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CJ투자증권 김남균 애널리스트는 "세계 1,2위 업체인 모토로라와 노키아가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빼앗긴 시장점유율을 탈환하기 위해 고가제품 라인업을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라며 "이들이 내놓는 제품은 LG전자의 회복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또 미주 시장에서도 사업자들의 가격인하 요구로 원가를 낮춰야 한다"며 "아직 부품 공급망을 보강하는 과정인 LG전자로서는 개발 대응과 원가삼각을 동시에 부담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게다가 효자제품인 3세대 휴대전화 부문에서도 과거와 같은 고수익을 기대하기어려운 실정이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이 3세대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휴대전화 이익회복은 언제 = 당장 LG전자 휴대전화 부문이 확연한 실적개선을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 배승철 애널리스트는 "일회성 비용이 감소되면서 3분기부터 수익성이개선될 것으로 보이나 구조적인 경쟁심화 요인으로 개선폭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증권은 LG전자의 휴대전화 사업부문 영업이익률이 올해와 내년 각각 3.1%,4.9%로 지난해 7.5%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 노근창 애널리스트도 "국내 업체들의 휴대전화 부문 경쟁력이 훼손됐다"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고가제품 중심의 전략을 고수하고 있지만 노키아와모토로라는 중저가 시장에서 이익을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LG전자가 고가전략을 고수하게 되면 규모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조언했다. 물론 LG전자 휴대전화 부문이 경쟁심화와 마진 축소 환경을 극복하고 세계 톱 5위권으로 진입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김지산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LG전자의 휴대전화 부진을 경쟁력 약화로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며 "LG전자가 주력으로 삼고 있다는 WCDMA(화상전화를 위해 전송속도를 높인 3세대 통신) 시장이 성장추세에 있기 때문에 점차 경쟁우위를 점할수 있다"고 예상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김호준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