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나로호 발사 성공] 우주산업은 멀리보고 과감한 지원 필요… 연구 인력 늘리고 계약직 처우 개선해야

■ 전문가 제언

권세진 교수

이창진 교수

지금까지 위성과 발사체 개발 사업은 정권교체 때마다 지원과 투자가 들쭉날쭉해 연구역량을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우주산업 전문가들은 "정부의 과학정책이 단기적 성과주의에 매몰돼 비교적 장기 과제인 우주산업 연구개발은 언제나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렸다"고 지적한다. 나로호 발사 성공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된 한국의 우주산업이 순조롭게 항해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우주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권세진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연구개발이나 인력양성에 대한 투자가 거의 없다"며 "앞으로 10년 후, 15년 후 한국형발사체를 상용화할 때까지 멀리 내다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투입한 비용 대비 성과나 필요한 예산 및 인력에서 정부와 현장의 괴리가 크다"며 "이 괴리를 해소하는 것은 정부의 의지"라고 강조했다. 강희종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도 "우주산업 선진국과 많은 후발주자 국가들은 글로벌 경제위기 중에도 우주개발 예산을 지속적으로 확대했다"며 "하지만 우리는 과거 나로호 실패 후 우주개발 예산을 대폭 줄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책임 있는 정부기관이 주도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우주산업 분야 연구를 추진해야 한다"며 "우주개발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이 우주개발산업에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권 교수는 우선 한국의 빈약한 항공우주산업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입장이다. 권 교수는 "나로호가 처음 계획되던 당시에 KSR3 1단 로켓을 만든 현대우주항공이라는 회사가 있었지만 해외 공동 개발로 가닥이 잡히면서 아까운 산업 기반의 싹이 사라졌다"며 "정부가 산업체들의 해외 사업 영역 확장을 지원해 항공우주 산업 기반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교수는 "한국이 스페이스클럽에 들어가면 뛰어난 제작ㆍ가공 기술을 앞세워 좋은 품질의 부품을 낮은 가격에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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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특히 얇은 인력층과 낮은 처우를 지적했다. 그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발사체를 개발하는 인력이 170명에 불과한데 실제로 800~900명은 필요하다"며 "있는 인력마저 계약직 등 불안정한 신분으로 떠나가는 일은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항우연 연구 인원이 국가연구원 총정원 제한에 묶여 있는 것을 개선할 것과 1년에 두세 번의 발사를 보장해 항공우주 산업을 키우고 있는 일본처럼 예측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우주개발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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