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토요 문화산책] '관광한국' 아직 멀었다

지난달에 새로 집필한 저서 ‘무인열전’에 들어갈 사진을 찍기 위해 1박2일 일정으로 광주ㆍ이천ㆍ충주ㆍ청원ㆍ공주를 다녀왔다. 경기도 광주의 서희장군묘, 이천의 서희장군동상, 충주의 임경업장군묘와 사당인 충렬사, 청원의 강감찬장군묘와 사당, 공주의 김종서장군묘와 사당을 찍기 위해강행군을 했던 것이다. 도로표지판과 사적지안내판이 너무나 엉터리여서 여러 차례 길을 묻고 또물어 찾아가느라 시간을 많이 허비했다. 같은 신문사에서 근무하던 한광희 선배와 동행했는데, 수십 년을 신문기자로 근무하며 전국을 돌아다녀봤기에 잘 아는 사실이지만 표지판ㆍ안내판이 허술하고 엉성하기는 예전이나 이제나 별로 달라진 점이 없었다. 한심하다 못해 화가 치밀고 기가 막혀 욕설이 절로 튀어나왔다. 광주의 서희장군묘 안내판은 마을 한 귀퉁이에 보일 듯 말 듯 세워놓았는데 그나마 언제 만든 것인지 크기도 작을 뿐만 아니라 글자도 잘 보이지 않았다. 그뿐인가. 정작 서희장군묘는 그 표지판이 세워져 있는 마을에서 큰 산을하나 넘어간 엉뚱한 마을에 있었으니 미칠 지경이었다. 이천시내에 있는 서희장군동상을 찾아가는 데도 어른들에게 물어보고 학생들에게 물어보기를 몇 차례나 거듭했다. 충주에서 달래강 건너 산꼭대기에 있는 임경업장군묘를 찾아가는 것도 힘겨웠고, 청원군 옥산면 강감찬장군묘와 사당을 찾아가는 데도 한 차례 차를 돌려야 했으며, 옥산에서 조치원ㆍ연기를 거쳐 공주로 넘어가 장기면 대교리의 김종서장군묘와 사당을 찾아가는 데도 몇 차례 헤매야만 했다. 답사와 취재로 수십 년을 돌아다닌 필자가 이 정도였으니 처음 찾는 다른사람들이야 어떠하랴. 국도건 지방도건 도로안내판이 부정확한 것도 그렇고 사적지·관광지 안내판도 사실과 다르거나 무성의하게 만들어 세운 것이 태반이니, 이러고도 어찌 ‘관광한국’ 소리가 나올 수 있단 말인가. 내국인도 잘 알아보기 힘든 표지판을 걸어놓고 어찌 외국인 관광객이 찾아 주기를 바랄 수 있단 말인가. 귀중한 혈세를 어디에다 낭비하고 표지판ㆍ안내판도 하나 제대로 세워놓지 않는가 그 말이다. <저작권자ⓒ 한국i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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