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신탁유치 출혈경쟁

수탁고 늘리려 신탁보수까지 낮춰신탁계정에 예치됐던 자금의 이탈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이 돈을 붙잡기 위한 은행간 출혈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추가형 금전신탁 등 신상품의 경쟁력이 떨어져 자금유치에 재구실을 못하자 기업체를 대상으로 한 자사주 펀드의 신탁 보수를 0.1~0.2%까지 낮춰 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다. 4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한 단위형 신탁상품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은행의 신탁자금이 썰물처럼 빠지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이 기업체의 자사주 펀드를 통해 제 살 깎이식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금전신탁의 하나인 자사주 펀드는 기업체들이 자사의 주가관리를 위해 은행 신탁에 자금을 예치한 후 운용하도록 하는 것으로 지난해 10월 은행 신탁에 첫 허용된 후 4월 말 현재 은행 전체로 2조3,000억원 가량의 수탁고를 기록했다. 문제는 자금유치를 위해 터무니없는 수수료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 지난해 허용된 직후 수탁금액의 1~1.5%에 달하던 신탁보수가 은행간 경쟁이 붙으면서 최근에는 대부분 은행이 0.5% 안팎의 보수를 받고 있다. 일부 은행의 경우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진 수탁고를 만회하기 위해 0.1~0.2%의 수수료만으로 운용을 맡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단위형 신탁 등 주식형 상품의 신탁보수 1.5%에 10분의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은행 한 관계자는 『신탁자금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은 수수료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같은 출혈경쟁이 결국 곪아가는 은행 신탁을 더욱 부실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박태준기자JUNE@SED.CO.KR 입력시간 2000/05/0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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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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