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업종인 IT와 철강금속주의 흐름이 최근 들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8월 반등에 대한 조정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IT주는 업황개선 기대와 삼성전자의 기술개발 호재로 약세장에서도 선방한 반면, 이달 초까지 성수기 효과로 강세를 보이던 철강금속주는 원자재가격 급락으로 연일 곤두박질을 치고 있다.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기전자업종은 코스피지수 약세에도 불구하고 4.32포인트 소폭 반등에 성공했다. IT주는 지난 8월의 반등장 이후 높아진 주가에 대한 부담으로 11일 현재까지 한 주동안 4%대의 하락세를 보여 왔다. 32기가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한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6만4,000원을 웃돌다가 막판 하락에 그쳤지만,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된 하이닉스는 1.36%, LG필립스LCD는 0.58% 상승했다. 반면 성수기 호재에도 불구하고 원자재가격 급락 영향으로 하락세로 돌아선 철강금속주는 이날도 2% 이상의 낙폭을 보였다. 고려아연은 9.94% 하락해 7만5,200원으로 장을 마감했고, POSCO는 1.69%, 현대제철은 2.60%, 동국제강은 1.80%씩 각각 뒷걸음질쳤다. 철강금속주는 7월 하순부터 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선 지난 6일까지 코스피지수 상승률보다 소폭 높은 7.6%의 오름세를 보이다가 이후 5%에 육박하는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날의 엇갈린 주가 움직임이 앞으로 두 업종의 주가 흐름을 알게 해주는 ‘예고편’이라고 보고 있다. 김성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도체와 소재가 서로 상반된 사이클을 따라 움직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주가 흐름이 차별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IT, 특히 반도체주는 “업황이 너무 좋아서 더 좋아질 것이 없다는 점이 부담”이라고 할 정도로 긍정적인 모멘텀이 기대되는 반면, 철강주는 9월 초 마지막 ‘반짝’ 효과를 끝으로 성수기 모멘텀이 끝나고, 이제는 업황 둔화가 반영될 일만 남았다는 것이다. 두 업종의 주당순이익(EPS) 개선 폭도 차별화되는 모습이다. 현대증권이 지난 8일 산업별 EPS를 분석한 결과, 철강주는 전주대비 0.53% 증가한 데 그친 반면, 전기전자와 반도체 및 장비주는 각각 4.63%와 1.66%씩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원자재 가격 자체가 워낙 안 좋아 철강주 가격이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없다”며 “다만 POSCO나 현대제철 등 실적 모멘텀이 있는 종목이라면 투자가 유효하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