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집값과 땅값

‘730만원 대(對) 1,100만원’ 조만간 분양을 앞두고 있는 두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다. 한 곳은 수도권 요지로 꼽히는 화성 동탄신도시 내 아파트이고 다른 한곳은 한 업체가 지방 대도시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다. 비싼 평당가가 당연히 수도권 아파트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는 정반대다. 화성 동탄신도시에 처음으로 원가연동제가 적용된 아파트가 선보이면서 아파트 분양가에 대한 논란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공공택지 내 전용 25.7평 이하 소형 아파트에 적용되는 원가연동제는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말들이 많다. “생각보다 많이 싸지지도 않는다”는 반응이 나오는가 하면“이만하면 싼 거 아니냐”는 엇갈린 반응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주택 업계는 결과적으로 나타나는 분양가만 놓고 가격이 높다, 낮다를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주장이다. 한 중견 건설업체 임원은 “아파트 분양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땅값”이라며 “지방 아파트 분양가가 턱없이 치솟고 있는 것도 결국은 땅값이 원인”이라고 말한다. 기존 아파트 시세가 평당 몇백만원도 안되는 지방에서 평당 1,000만원이 넘는 신규분양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는 원인이 바로 땅 때문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현재의 주택사업구조 아래서는 이 같은 문제가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공공택지는 토지공사나 지자체 등 공공기관이 공시지가 등으로 땅을 수용, 업체에 공급하지만 민간은 토지 수용권이 없다 보니‘제값(시세)’ 주고 땅을 사야 한다. 땅을 사들일 때부터 민간 택지는 이미 가격경쟁력을 잃는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공공택지 아파트보다 도로 등 기반시설이 훨씬 취약한 인근 민간 아파트 분양가가 더 비싼 역전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업체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분양성공이 보장된 요지의 공공택지는 업체들의 수요가 많다 보니 이를 사들이는 게 하늘의 별따기이고 자체적으로 어렵게 확보한 사업부지에 아파트를 지어 분양하자니 시세보다 턱없이 높은 분양가로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 여기에 행정중심복합도시ㆍ기업도시ㆍ혁신도시 등 지방발전계획이 잇따르면서 그나마 상대적으로 값이 싸다는 지방에서조차 ‘싼 땅’ 찾기가 어려워진 것도 고민이다. 주택 수요를 공공택지만으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정부의 집값 안정책이 효과를 거두려면 땅값부터 잡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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