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형 공장에서 산업용 전기를 쓰는 절차가 대폭 간소화됐다.
한국전력은 9일 아파트형 공장 내 입주업체들이 제조설비를 갖추고도 산업전력을 쓰기 어렵다는 지적과 관련, 10일부터 “약관을 개정해 아파트형 공장의 산업용 전기사용 절차를 대폭 간소화해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그 동안 한전은 아파트형 공장의 경우 `입주업체 중 제조업체와 일반사무실이 혼재되어 있다`는 이유로 일괄적으로 일반전력을 공급해 왔다. 이로 인해 제조설비를 갖춘 업체들은 복잡한 신청과정을 거쳐야만 저렴한 산업전력을 쓸 수 있었다. 한전측은 이런 상황을 인정, 아파트형 공장내 제조업체들이 산업전력 사용을 위한 내부공사를 최소화하도록 하고 구비해야 할 서류도 간소화하는 등 종합개선방안을 내놓았다.
이번에 개선된 제도에 따르면 아파트형 공장 내 제조설비와 사무실이 고정된 벽으로 구분되어도 각각 별도의 전기사용 계약단위로 인정키로 했다. 과거 이 같은 경우에는 산업용 전기 사용을 위해 벽을 허물어 제조설비와 사무실을 동일한 장소로 통합해야만 했었다. 한전 관계자는 “1전기 사용장소 내 1사용자, 1계량기가 원칙이어서 입주업체들이 벽을 허무는 등 각종 공사가 필요했었다”며 “아파트형 공장의 경우에는 예외규정을 두어 내부공사 없이도 1사용자가 2개 이상의 계량기를 설비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입주업체들은 제조설비와 분리된 인접사무실도 부대설비로 간주, 일반전력대신 산업용 전기를 쓸 수 있게 된다. 이로써 제조설비를 갖춘 사무실이라 해도 같은 장소에 있지 않으면 일반 전력을 쓰던 관행이 사라지게 됐다.
산업용 전기 사용 신청을 위해 구비해야 할 서류들도 대폭 줄였다. 우선 현재 구비해야 할 7종의 구비서류 중 안전관리 담당자 선임증, 계기부설인 인입선 설계서 등을 없앴다. 대신 변압기설비 공동이용 약정서, 건축물 관리대장, 사업자등록증 사본 등 3종의 서류만 제출하면 산업용 전기를 신청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산업전력 사용 신청 후 처리기간도 대폭 줄여 접수 후 최대 1주일이면 계기부설까지 전부 마무리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제도 개선으로 인해 전국 50여개 아파트형 공장, 1만5,000여 입주업체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한전 영업기획팀 김정수 과장은 “이번 조치로 한전에서는 100억여원의 비용을 추가 부담하게 된다”며 “이를 통해 업체들은 1달 평균 20만원 이상의 전기세 절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상경기자 hs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