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은행권이 가계대출과 함께 소기업대출에 마케팅을 집중하면서 중소기업대출이 36조원이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합병으로 몸집을 불린 국민과 우리, 기업은행은 7조원 이상 늘었다. 그러나 중소기업들은 대출금의 20∼30% 정도만 설비투자에 활용하고 있을 뿐 나머지는 운전자금으로 쓰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10일 금융계에 따르면 10월말 현재 은행권 기업대출은 총245조4,704억원으로 작년말보다 18.7%(38조7,437억원)이 늘었고 이 가운데 94.2%가 중소기업에 집중됐다. 중소기업대출은 196조9,462억원으로 작년 말에 비해 22.7%(36조4,985억원)이 급증한 반면 대기업대출은 48조5,242억원으로 4.8%(2조2,452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 같은 중소기업대출 증가 폭은 이미 예년의 연간실적(19조∼20조원)을 크게 넘은 것으로 연말까지 4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7조7,426억원(27.7%)으로 중소기업대출의 터줏대감인 기업은행을 앞질렀다. 우리은행은 53.9%(7조5,276억원)이 뒤를 이었고 기업은행도28.9%(7조4,274억원)이 늘었다.
또 조흥은행이 40.7%(3조7,533억원), 외환은행은36.7%(3조1,741억원)이 각각 증가하는 등 주요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과 함께 중소기업 대출에 마케팅을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들은 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자금중 20∼30% 정도만 시설투자에 사용했을 뿐 나머지는 사채시장이나 2금융권에서 끌어 썼던 고금리 대출을 상환하거나 원료구매대금, 인건비, 무역금융, 연구개발비 등 운전자금으로 활용한 것으로 추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