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껄끄러운 상대

제1보(1~18)


중국 프로기단은 급속히 팽창하고 있다.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몇 년 이내에 일본과 한국의 규모를 추월할 것이 분명하다. 양적으로도 그렇고 질적으로도 그러하다. 녜웨이핑(聶衛平)과 마샤오춘(馬曉春)이 쇠퇴한 이후로 중국의 프로기단은 6소룡이 지배해왔다. 창하오(常昊), 저우허양(周鶴洋), 왕레이(王磊), 뤄시허(羅洗河), 류징(劉菁), 샤오웨이강(邵煒剛)이 그들이다. 이들은 거의가 한국의 이창호보다 한두 살 연하이다. 그러니까 아직은 모두 20대인데 놀라운 것은 이들이 이미 랭킹의 최상위를 후배들에게 내주어 버렸다는 사실이다. 현재 중국기원의 랭킹1위는 구리(古力)이고 2위는 콩지에(孔杰)이다. 그 다음은 후야오위(胡耀宇), 치우쥔(邱俊)이다. 순위는 수시로 변동되지만 이미 6소룡은 슬슬 밀리고 있다. 신진 강호들을 통틀어 일컫는 호칭이 생겼으니 이른바 10소호가 그것이다. 열 마리의 작은 호랑이라는 뜻인데 그 열 명의 이름은 고정된 것이 아니고 수시로 바뀐다. 이들 10소호는 누구 하나 만만치가 않아서 한국의 최정상5인방도 10소호와 만나면 상당히 긴장하는 형편이 되었다. 그 10소호 가운데서도 특히 한국 기사들이 껄끄럽게 여기는 기사가 바로 콩지에7단이다. 송태곤은 제 손으로 대진 추첨을 해서 상대가 콩지에로 결정되자 시무룩한 얼굴로 동료들 옆으로 되돌아와 탄식했다. “에이구, 내 손이 썩었지.” 심리적으로 일단 약세를 보인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콩지에는 한국의 고수들을 너무도 여러 번 물먹여 왔으니까. 그것도 결정적인 장면에서 번번히.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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