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박인구 동원F&B 사장

“동원F&B를 가까운 일본의 일본수산과 같은 세계적인 식품회사로 키우는게 장기적인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동원참치, 양반김 등 브랜드 외에 소비자로부터 인정받는 최고 수준의 브랜드 육성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동원F&B 박인구 사장(57)은 웃음기 있던 얼굴과 달리 진지한 자세로 “세계적인 식품회사로 만들겠다“고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20여년간을 공직에 몸바쳤던 정통관료출신인 박사장은 자신의 기업관과 회사 전도에 대해 빈틈없이 자신의 생각을 풀어놓았다. 그는 “기업이 사회를 이끌어 나가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기업인들이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는다”며 “그러나 우리 나라는 아직까지 기업에 대한 그러한 인식이 조성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의 발전이 곧 국가의 발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독특한 명함은 이 같은 자부심과 열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경영인으로서 박 사장의 경력은 6년으로 짧다. 하지만 그는 짧은 경력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경영성과를 거뒀다. 그는 2000년 동원F&B의 초대 대표이사로서 취임해 회사를 성과중심으로 재편, 무리한 확대보다는 순이익 중심의 내실 경영으로 동원F&B를 식품업계 최고 수준의 알짜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는 “해외주재 상무관으로 근무하면서 나만큼 외국의 백화점을 수시도 드나들었던 사람이 없었다”며 “그때 외국기업들의 실물경기 등을 분석ㆍ비교한 게 밑거름이 된 것 같다”고 술회했다. 동원F&B는 지난 95년 중국 칭다오에 맛살공장을 설립한 데 이어 지난 해 3월에는 칭다오에 통조림 공장을 설립하는 등 본격적인 중국 공략을 시작했다. 박 사장은 “동원참치가 1년에 1억8,000만캔이 판매돼 국민 1인당 1년에 4캔 가량 구매하고 있다”고 전제, “그런데 중국의 중산층을 약 8,000만명 가량으로 보고, 만일 중국의 중산층 8,000만명에게 1년에 동원참치 2캔씩만 팔 수 있다고 생각해보면 그 양이 국내 판매수량과 같은 것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20여년간의 산업자원부 관료 출신답게 수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로 애완동물사료, 양반김, 동원참치 등 동원F&B 제품이 산업자원부 선정 세계일류상품에 선정되기도 했다. 박 사장은 또 동원F&B의 사회공헌 활동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01년 추석이후 명절때마다 실시하고 있는 `아내사랑 캠페인`은 `남편이 함께 준비하는 명절 아내사랑의 시작입니다`라는 슬로건으로 가족을 위해 애쓰는 주부들에 대한 가족들의 사랑과 관심을 환기시키는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쳐 많은 호응을 받기로 했다. 특히 그는 개인적으로 축구와 운명적이라고 할만큼 각별한 인연이 있다. 거스 히딩크 감독과는 우연하게도 생년월일(46년 11월 8일생)이 똑같다. 작년 6월 월드컵 8강 이탈리아전 승리에 감격해 히딩크 감독에게 `히딩크! 당신은 영웅입니다`라는 편지를 보낸 것이 모 신문에 소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 사장은 “회사경영과 축구를 비교할 때 영업은 공격이며, 품질관리는 수비로서 회사경영과 축구는 서로간의 역할분담과 협력이 중요하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축구만큼 예측이 어려운 경기가 없듯이 회사경영 또한 예측이 어렵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동원F&B는 2001년부터 대한축구협회와 공동으로 동원컵 전국유소년축구리그를 개최하는 등 자라나는 꿈나무들을 위한 사회활동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올해 역점을 두는 신규 사업과 관련, 박 사장은 “기존의 동원참치 등 통조림사업과 육가공, 연제품사업 등은 기본적으로 꾸준히 성장시켜 나가면서 작년 미국GNC사와의 국내 독점판매계약으로 출발한 건강보조식품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작년 12월 동일냉동식품과의 합병이후 냉동식품에 대한 투자 확대를 고려중에 있다. 박사장의 명함은 좀 유별나다. 동원참치, 동원샘물, 타히티 등 동원의 주요 제품을 양팔 가득 안고서 환하게 웃고 있는 박사장의 모습이 크게 실려있다. 명함을 왜 그렇게 만들었느냐고 묻자 그는 “사람들이 인사할 때 명함만 대충 받는 사례가 많아 우리 기업 제품을 선전도 하고 저도 오래도록 상대방에게 기억될 수 있도록 하기위해 그렇게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 경영철학과 스타일 “건강한 회사가 건강한 식품을 만든다” 박인구 동원F&B 사장은 품질경영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 완벽한 품질관리를 위해 전공장에 ISO인증을 획득하고 또 ISO인증제가 식품산업의 위생관리와 안전관리에 약간 미흡하다는 판단아래 전공장의 HACCP(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인증을 획득했다. 특히 직원들에게 항상 몸에 나쁜 담배를 피지말고 빨리 가려고 1차선으로 달리지 말고, 안전벨트를 꼭 착용하고,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직원들이 건강해야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고 국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식품회사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야말로 더욱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는 평소 박 사장이 식품산업은 사람의 입맛과 건강을 책임지는 산업으로서 즉 식품산업은 첨단산업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박 사장의 좌우명은 “최악을 가정하고 최선을 다하라”는 것. 업무스타일은 철저한 실용주의이다. 모든 일을 원칙에 입각해 처리하고 본인부터 모든 일에 솔선수범한다는 것이다. 또 일에 대해 형식에 구애 받지 않는다. 사장실은 직원들 누구라도 방문 할 수 있도록 항상 열려 있다. 심지어 사장 전용 팩스기를 갖추고 있다. 사장에게 직접 할 말이 있으면 언제든지 서슴지 말고 하라고 직원들에게 얘기한다. 그래서 박 사장과 직원들의 토론 장면을 동원F&B를 방문하는 사람들이라면 흔히 볼 수 있다. 열린 경영을 추구하는 박 사장의 의지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약력 ▲46년 광주광역시 출생 ▲77년 조선대학교 법학과 졸업 ▲77년 제21회 행정고등고시 합격 ▲83년 미 서던캘리포니아대 대학원 재정학석사 ▲84년 駐미국 상무관 ▲90년 駐EC 상무관 ▲97년 산업자원부 부이사관 ▲97년 동원정밀 대표이사 ▲2000년 동원F&B 대표이사 <양정록기자 jry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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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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