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에 서지 않으면 살아 남지 못한다"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이 최근 기아차[000270] 경영전략회의에서 기업 생존 조건으로 `글로벌 넘버 원' 지향을 힘주어 말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회장의 이 발언은 현대.기아차가 `2010년 글로벌 톱5' 진입이라는 종전의 구호를 버리고 `양(量)'보다 `질(質)'에 초점을 맞춘 새 경영목표를 찾고 있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8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정 회장은 최근 기아차 경영전략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기아차가 (현대차)그룹에 들어온 이후 5년간 생산, 판매, 매출, 재무구조 등모든 면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고 평가한 뒤 "특히 수출에서 크게 성장할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기아차의 품질이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어 "기아차가 해외시장에서 계속 인정을 받으려면 디자인, 성능,가격 등에서 선두에 서야 하며 이는 회사의 흥망성쇠와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98년 기아차가 현대차에 흡수, 합병된 이후 모든 면에서 크게 발전해 어느정도 궤도에 올라섰지만, 이제부터 다시 세계 자동차시장 선두를 목표로 매진하라는주문으로 받아들여 졌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정 회장은 또 "기아차의 품질향상은 품질본부 등 전부문이 협력한 결과"라고 노고를 치하한 뒤 "하지만 윤리경영을 바탕으로 협력업체와 품질 인식을 공유하는 등투명성을 높여온 것이 무엇보다 주효했다"고 말해 `투명경영'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그동안 `글로벌 톱5' 도약을 중장기 목표로 뛰어왔는데 이번에 `선두에 서야 한다'는 회장의 주문이 나와 그룹 안팎에서 이런 저런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면서 "조만간 새로 정해질 그룹 경영목표에는 이런 장기적 비전이 녹아들어 갈 것 같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오는 2005년 오피러스, 쏘렌토, 쎄라토 등 주력 차종들이 IQS(초기품질지수) 기준 세계 20위권 안에 진입한 뒤 2006년에는 스포티지, VQ(카니발 후속 모델), MG(옵티마 후속 모델) 등으로 10위권에 들어가고, 2010년에는 세계 1위 메이커와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간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한편 현대차그룹에 흡수된 지난 9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기아차의 달라진 면모를 보면 총판매는 46만7천545대에서 91만9천709대로 96.7%, 매출은 5조1천419억원에서 12조8천399억원으로 149.7%, 자산은 4조9천932억원에서 11조2천111억원으로 124.5% 각각 증가했고, 부채는 7조4천242억원에서 5조8천689억원으로 20.9% 감소했다.
(서울=연합뉴스) 한기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