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내 아이를 위한 '착한' 애니 극장서 만나요

자체 제작 '고녀석 맛나겠다 2' 개봉 앞둔 신경환 미디어캐슬 대표

''고녀석 맛나겠다 2'' 제작사 미디어캐슬 신경환 대표이사가 15일 오전 삼성동 본사에서 서울경제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송은석기자


여름 극장가 유일한 국산 애니
좋은 메시지·바른 정서 전달하려 폭력 등 자극적 장면 하나 없이
재미 잡기도 성공한 '무공해' 작품
내년 中 6,000개 상영관서 개봉

작품 관련 권리 100% 확보 위해 외부투자 거절·제작비 자체 조달
그림 그리기 책 곧 만날 수 있어


"일본에서는 벌써 개봉했고 우리나라에서는 몇 차례 시사회를 했는데 양국 모두에서 반응이 좋아요. 특히 일본에서는 아이도 부모도 영화를 보며 많이 우시더라구요. 그 동안 작품 만들며 했던 고생들이 보상받는다는 느낌도 들고, 우리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도 생겼죠" 오는 29일 자체 제작 애니메이션 '고녀석 맛나겠다2 : 함께라서 행복해(이하 고녀석2)'의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신현호(40) 미디어캐슬 대표는 다소 긴장되는 듯 하면서도 자신 있게 말했다.


미디어캐슬은 2006년 설립돼 일본 등 해외 영화·애니메이션의 수입·투자 업무를 주로 해 온 회사로, '고녀석2'는 미디어캐슬이 처음 선보이는 자체 제작 애니메이션이다. 일본 작가 미야니시 타츠야의 인기 원작 동화를 토대로, 아기 티라노사우르스 '미르'가 초식공룡, 육식공룡 구분 없이 모두와 친구가 돼 시련을 극복하는 모험담이다. 5~10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제작돼 쉽고 아기자기한 재미가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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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녀석2'의 특별한 점은 아이들 여름 방학을 맞아 개봉을 대기하고 있는 수 편의 애니메이션 중 단 하나뿐인 '우리' 작품이라는 점이다. 폭력 등 자극적인 장면 하나 없이 재미를 잡은, 요즘 보기 드문 무공해 애니메이션이라는 점도 인상 깊다. "저도 아이를 키우는데, 한국 애니메이션 중 정말 아이들에게 좋은 메시지와 바른 정서를 전달해줄 수 있는 작품이 몇 개나 될까 싶더라구요. 직접 애니메이션을 제작한다는 건 분명 위험이 큰 일이지만, 한국의 실력이 부족한 건 아니니 나라도 한번 해보자, 아이들 보기 부끄럽지 않은 괜찮은 작품 하나 만들어보자고 시작하게 된 거죠. 다행히 반응은 좋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으로는 이 작품이 정답 같다'던 감상평이 와 닿았네요"

물론 여기까지 오는 게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신 대표는 2011년 수입·개봉했던 '고녀석1'에 대한 부모·아이들의 꾸준한 호응을 보며 속편 제작을 결심한 후 결과물을 내기까지 꼬박 3년이 걸렸다고 했다. 특히 25억여원이라는 제작비 마련에 여러 어려움을 겪었다. 외부 투자자를 유치하거나 정부 지원을 받는 등 여러 방법을 다 시도해 봤지만 여의치 않았고, 결국 미디어캐슬과 공동 투자자이자 디지털 콘텐츠 수입·제작업체 스피드엠이 거의 모두 직접 조달해야 했다. 신 대표는 "외부 투자자가 없었던 것은 아닌데 대부분 작품에 대한 권리를 요구하기에 거절했다"며 "우리가 노력해서 만든 우리 작품에 대한 권리는 우리가 보유하고 싶었기 때문이었고, 결국 '고녀석2'에 대한 모든 권리는 100% 우리가 가질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작품을 상영하거나 극 중 캐릭터 상품 발매 등의 행위는 모두 미디어캐슬이 허락한 후에야 가능하게 됐다는 의미다.

첫 작품에 대한 반응이 좋고 해외 판매 또한 순조롭게 풀리며 신 대표는 조금 마음이 놓였다고 했다. 그는 "일본, 한국은 물론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아시아 총 8개국에서도 작품의 구체적인 개봉 계획을 잡고 있다"며 "중국이 제일 마지막으로 개봉할 듯 한데 내년 명절 무렵 전국 4,000~6,000여 개의 상영관을 이미 확보해 둔 상황"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3편, 4편에 대한 계획도 있고 기회가 된다면 TV 시리즈도 제작해 볼 생각이라고 한다. 극 중 중요한 소재로 '빨간 열매'가 등장하는 것에 착안, 비타민 제품을 출시하려는 준비도 하고 있고 애니메이션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그림 그리기 책, '무비 스토리북' 등도 조만간 출간된다. "고녀석 맛있겠다 시리즈에는 부모가 아이에게 들려 주고 싶은 메시지 대부분이 담겨 있다고 생각해요. 2편이 잘 되면 그 수익을 모두 털어 3편을 만들고, 3편이 또 잘 되면 그렇게 4편을 만들고... 부모들이 안심하게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착한 애니메이션을 계속 만들고 싶습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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