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애정 많은 한국서 고별투어 시작해 영광

■ 내달 9일 내한공연 갖는 세계적 소프라노 바바라 보니<br>1997년 처음 공연한 예술의전당서<br>슈만의 '헌정' 등 아끼는 가곡 선봬<br>이젠 후학양성이 큰 의무이자 책임


미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리릭(lyricㆍ서정적) 소프라노 바바라 보니(Barbara Bonneyㆍ사진)가 10월 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7번째 내한공연을 갖는다. 1997년 3월에 첫 방한한 뒤 수차례 내한공연을 해왔지만 이번 공연은 그녀의 고별무대(Farewell 리사이틀)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바바라 보니는 이번 무대를 시작으로 앞으로 1~ 2년간 전 세계를 돌며 고별투어를 갖는다. 특히 그녀는 첫 내한무대를 예술의전당에서 가졌다는 점에서 회자정리(會者定離)로 해석될 수 있는 공연이다.

보니는 내한에 앞서 가진 이메일인터뷰를 통해 "한국은 바바라 보니라는 가수를 정말 따뜻하게 반겨주는 나라"라며 "애정이 많은 한국에서 투어를 시작하게 돼 영광스럽고 기쁘다"는 말로 이번 무대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공연 주제를 '마이 페이버릿 싱스'(My Favorite Things)로 정해 자신이 특별히 사랑하고 아끼는 가곡들로 채워 넣은 것도 그런 뜻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슈만의 '헌정', 슈베르트 '가니메드', 멘델스존 '새로운 사랑', 브람스 '영원한 사랑'은 물론 시벨리우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가곡들도 선보인다. 보니는 '모차르트, 슈트라우스 스페셜리스트'라는 애칭을 갖고 있을 정도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에 정통하다. 피아노 반주에는 피아니스트 스티븐 더벌리가 참여했고 테너 박경민, 바이올리니스트 이혜경도 함께한다.


바바라 보니는 프랑스어,스웨덴어, 독일어 등 유럽권 언어에도 능숙해 '가곡의 퍼스트 레이디'로도 불려왔고 바로크시대부터 현대가곡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자랑한다.가사 전달력이 매우 정확하고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바로 노래를 불러야 되는 모든 언어를 완벽하게 습득해 그 언어 고유의 뉘앙스까지 담아내기 때문이다. 그는 스웨덴에서 8년간 머무르며 스웨덴어를 독파하기도 했다. '한글날(9일) 공연'의 의미도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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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니는 "한국가곡들은 발음이 정말 어렵지만 상당히 아름답다"며 "모음들의 색깔이 팔색조같이 다른 색깔들을 발산한다"고 평했다. 그녀는 첫 내한공연에서 '님이 오시는지''물망초' 등의 한국가곡을 앙코르 무대에서 불러 환호를 받기도 했다.

56년생인 그녀는 5살 때 피아노, 8살 때 첼로를 시작해 성악가는 당초 꿈도 꾸지 않았다고 한다. 성악가의 길로 들어선 것은 15살 때 독일어 공부를 위해 잘츠부르크로 이주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리고 80년대 후반부터 세계적인 오페라단으로부터 잇따라 러브콜을 받으면서 세계적인 프리마돈나로 이름을 날리게 된다. 보니는 "내가 가진 그대로의 정직한 소리를 냈기 때문에 30년 넘게 노래를 할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고 전했다.

'여신'이란 뜻의 이탈리아말 디바(DIVA)는 오페라 무대에서 천부적 자질이 풍부한 여가수이면서 인기를 누리는 소프라노 가수를 가리킨다. 보니는 오페라를 통해 세계적인 '디바'로 불려왔고 2009년 무대를 끝으로 오페라 무대에서 내려온 뒤 그동안 리사이틀 무대에만 집중해왔다. 그리고 이번 투어를 끝으로 다시 리사이틀 무대에서까지 내려가려고 하는 셈이다. 그녀는 현 거주지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젊은 성악가 발굴과 후학양성에 나설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보니는 "내 나이가 벌써 57세"라며 "후학양성이 내가 선배 성악가로서의 큰 의무이자 책임이라고 생각했다"는 말로 새로운 인생계획을 밝혔다.

정승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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