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국형 섭콤시장 잘나가네

화장품·생필품 배달서 세차·침구청소까지<br>젊은 직장인에 인기몰이<br>방문자수 최대 7배 늘고<br>매출은 1년새 15배 껑충



임신 아내에게 보낸 선물 열어보니… 깜짝
한국형 섭콤시장 잘나가네화장품·생필품 배달서 세차·침구청소까지젊은 직장인에 인기몰이방문자수 최대 7배 늘고매출은 1년새 15배 껑충

서은영기자 supia927@sed.co.kr

























# "띵동"초인종 소리가 들려 문을 열어보니 택배 기사님이 예쁘게 포장된 박스를 내민다. 며칠 전 임신 소식을 듣고 뛸 듯이 기뻐하던 남편이 오늘 선물을 하나 보냈다고 하더니 이 상자의 정체는 그 선물이 틀림없다.

상자를 열어보니 남편의 안목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선물들이 들어있다. 임신ㆍ출산ㆍ육아 백과사전부터 태교 동화, 입덧에 도움되는 탄산수ㆍ키위잼와 커피대용차, 덧신까지 세심하기 그지 없다.

쇼핑 능력은 물론 감정 표현 능력도 떨어지는 남편을 대신해 전문가가 제품을 골라준 것. 앞으로 10개월간 뱃속의 아기와 나에게 꼭 필요한 물건을 엄선해 매달 같은 날 보내주겠다니 다음달엔 어떤 선물을 받게 될지 더욱 기다려진다.

월 1만6,500원을 내면 미니어처 화장품을 매달 보내주는 뷰티박스 서브스크립션 커머스(subscription commerceㆍ이하 섭콤)의 탄생으로 시작된 국내 섭콤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섭콤 업체는 2011년 2곳으로 시작해 지난해에는 37개사로 늘었고 올해 100곳에 육박할 전망이다.

선두 업체들을 중심으로 매출 증가속도는 빠르다. 지난해 2월 서비스를 개시한 미미박스는 첫달 월 매출 1,900만원에서 이달에는 3억원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다. 서비스 출시 5~6개월차에 접어든 텐박스, 마미박스, 덤앤더머스 등도 올해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업체별 홈페이지 방문자수도 크게 늘었다. 랭키닷컴에 따르면 텐박스의 월간 방문자수는 지난해 9월 7,012명에 머물렀지만 올 1월 9만1,675명을 기록해 10배 이상 급증했다. 국내 대표업체인 미미박스 역시 지난해 2월 1만5,008명에 머물렀던 방문자수가 지난 1월 10만7,213명으로 급증했다.

관련기사



매월 잡지를 정기구독하듯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면 정기적으로 물건을 보내주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섭콤 서비스가 이처럼 급성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쏟아지는 상품 홍수 속에 제품을 선별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소비자들이 전문가를 통해 선별된 상품을 정기적으로 제공받는데 매력을 느끼기 때문.

섭콤 서비스는 매월 화장품이나 면도기날을 보내주던 미국의 버치박스나 달러셰이브클럽 등의 서비스에서 유래했지만 국내 업체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국형 서비스로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덤앤더머스. 당초 소셜커머스 시장의 성장세를 보고 유통 시장에 뛰어들었던 이 업체는 티몬, 쿠팡 등 대형 업체들의 마케팅 공세에 날개가 꺾이자섭콤 서비스로 재빠르게 방향을 틀었다.

현재는 두유나 견과류ㆍ생수ㆍ양말 등의 상품 정기 배달부터 정기 세차 서비스, 침구 청소 서비스 등 젊은 직장인들이 선호할만한 20여개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개인 고객은 물론 법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구독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조성우 덤앤더머스 대표는 "정기 박스 배송 서비스에서 유래한 섭콤 비즈니스가 다양한 유무형의 상품과 서비스를 정기 구독 방식으로 제공하는 모델로 진화했다"고 설명했다.

티몬의 마케터 3명이 지난해 9월 창업한 마미박스의 경우 서브커머스 서비스에서 그치지 않고 이와 연계한 여행상품 판매로 사업모델을 확장했다. 마미박스는 임신을 돕는 베이비플랜박스와 임신기간 필요한 물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40위크박스 등을 제공한다. 다음달부터는 이와 연계한 임신여행, 태교여행 등의 상품을 기획해 선보일 계획이다.

태국에 현지 법인을 마련했고 조만간 괌ㆍ중국 법인도 문을 연다. 또 이달 중순부터는 산후조리원 관련 정보를 모아 소개하는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섭콤이란=매월 잡지를 정기구독하듯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면 정기적으로 물건을 보내주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판매방식.















서은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