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4월 20일] 美증권거래위원회 vs 골드만삭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난주 말 월스트리트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를 사기 혐의로 고소한 일은 금융위기 이후 월가에 대한 불신을 복합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18개월 동안 조사한 정부가 제기할 수 있는 최선책은 지난 2007년 골드만이 일부 투자자들을 그릇되게 인도했다는 주장일 것이다. SEC는 서브프라임모기지 증권을 모아 부채담보부증권(CDO)이라는 파생상품을 만들어 팔면서 이 상품의 배후에 대형 헤지펀드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아 투자자들에게 10억달러의 손실을 입혔다고 한다. '폴슨앤코'라는 이 헤지펀드가 주택 버블이 꺼질 것을 예상, CDO 가격이 하락하면 자신들이 큰 수익이 나도록 CDO를 설계해 스스로 거래 상대방이 됐고 골드만은 이런 사실을 숨긴 채 CDO를 판매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존 폴슨은 모기지 가격이 폭락하면서 10억달러라는 거금을 챙기며 유명해졌다. CDO는 대상 상품의 안전성 판단 여부에 따라 찬성 또는 반대하는 내기다. 그런데 폴슨이 모기지 폭락에 투자했다는 것을 골드만이 말할 구속적 의무가 있을까. 골드만은 모지기 폭락은 숨겨진 비밀이 아니라 거래의 전제조건이라고 설명한다. 골드만은 이번 사건의 또 다른 피해자라고 주장한다. 비록 회사가 거래를 모으는 것에 대한 1,500만 달러의 보수를 받았을지라도 CDO 폭락으로 9,000만달러를 손해봤다. SEC가 골드만을 문제 삼은 이유는 이번 달 금융개혁법안을 상원에서 통과시키려 하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토론에 앞서 불을 당기기 위한 것이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골드만삭스 사건이 올해 강력한 월가 개혁안을 통과시켜야 하는 이유를 다시 입증했다"고 기뻐했다. 하지만 골드만삭스의 역할과 '대마불사' 자체의 사례에 대해서는 어는 누구도 심각한 고민과 검토를 하지 않고 있다. 단지 SEC는 월가에 대한 불신과 편견에서 나온 사례로 '금융위기에 따른 전체적인 혼란은 월가의 결함 때문'임을 입증하기 위해 법률 사건을 찾을 뿐이다. 그리고 편리하게 골드만을 악당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이번 수사로 진짜 악당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라고 발견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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