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미銀 노조 업무복귀 명령 거부 농성장소 이동

여주 한국노총 연수원으로…파업사태 장기화 우려

파업 12일째인 한미은행 노조가 6일 사측의 업무복귀 명령을 거부하고 농성장소를 본점에서 한국노총 여주 연수원으로 전격 이동함에 따라 파업사태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 노조는 이날 오후 1시께부터 중구 다동 본점에서 농성중인 2천400여명의 노조원들을 45인승 관광버스에 나눠 태워 이동시키기 시작했으며 이날 중으로 이동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노사 양측이 파업사태 해결을 위해 극적인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면 파업장기화에 따른 전산시스템 운영 차질이 불가피해져 금융시장 불안이 고조될 전망이다. 한미은행 노조는 이날 "사측의 불성실한 교섭태도로 인해 협상이 지지부진함에 따라 파업장기화에 대비 농성장을 서울 중구 다동 한미은행 본점에서 경기도 여주의 한국노총 연수원으로 옮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미은행은 지난 5일자로 본점을 불법 점거, 파업중인 직원들에 대해 업무복귀 명령을 내렸다. 박진회 한미은행 부행장은 "노조의 농성장소 이동은 파업 장기화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우려하고 "그러나 파업 타결전까지 형식에 관계없이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 양측은 그러나 이날 오전에 재개하려던 협상을 열지 못했다. 박 부행장은 "노조측이 본점을 완전히 비워주기를 기다려 본점에 들어갈 것"이라고 언급하고 "본점에서 영업을 재개하면 한은결제망 등을 이용할 수 있게 돼 유동성 부족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고 그만큼 정상영업을 할 수 있는 시간도 길어질것"이라고 예상했다. 노사 양측은 이날 새벽까지 실무협상과 대표자회의 등 마라톤 협상을 벌였으나사무직 전면폐지와 자동호봉승급제 실시 등 핵심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정회하고 이날 오전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었다. 노측은 정규직중 일반직에 비해 임금과 승진에서 불리하게 되어 있는 사무직의 전면철폐를 주장하고 있으나 사측은 5년에 걸쳐 단계적인 직군통합안을 제시하고 자동호봉승급제에 대해서는 인사원칙상 수용불가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노총 여주 연수원에는 한미은행 전산센터 직원 100여명이 인천 전산센터에서 나와 지난 25일부터 파업에 동참하고 있다. 한미은행 노조는 지난 2000년말 국민.주택은행 노조가 세운 기록(8일)을 깨고 은행사상 최장기인 12일째 파업을 지속하고 있다. 이정재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오전 발표한 한미은행 노사 양측에 조속한 협상 타결을 촉구하는 특별담화문을 통해 "현재 진행중인 노사 협상이 원만히 타결되지 않고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은행 손실은 물론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지게 되는 상황도 예견될 수 있어 관계당국에서도 이를 계속 방치할 수 없을 것"이라며 밝혔다. 한편 김대환 노동부장관은 전날 밤 노조측을 만나 협상을 통한 파업해결을 촉구하고 이날까지 협상을 타결짓지 못하면 공권력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전달한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3일 한미은행 본관을 불법점거, 파업을 주도한 혐의로 양병민 금융산업노조 위원장 등 노조 핵심간부 5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고 파업돌입 이후 한미은행 주변에 병력을 배치하는 등 공권력 투입에 대비해왔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홍.현영복.고준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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