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지준률 11월 추가인하 과제와 평가

◎「고비용」 개선 병행 않을 땐 금리인하 “공염불”/자금수급 안정 선행돼야 “약효” 지속/총액 대출 축소 통한 통화관리는 진일보우여곡절끝에 마침내 은행예금에 대한 지급준비율이 내달 8일부터 평균 1.9%포인트 인하된다. 정부는 이번 지준율 인하로 인해 고비용구조의 큰 축인 고금리수준이 한 단계 떨어질 것으로 잔뜩 기대하고 있다. 지준율 인하는 은행의 수지개선으로 이어지고 그만큼 대출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여지를 줬다는 점에서 다음 순서는 은행들 차례다. 정부의 금리 하향안정화 의지를 익히 보아온 은행의 입장에서도 이같은 정부의 단호한 의지에 화답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인 만큼 은행들의 금리인하가 곧 뒤따를 전망이다. 그러나 금리의 하향안정화가 어느정도의 지속성을 가질지는 의문의 여지가 적지않다. 이미 지난 4월에도 이와 유사한 경험을 겪었기 때문이다. 당시 나웅배 부총리겸 재경원장관의 저금리 지상주의에 휘말려 지준율이 2%포인트 인하된 바 있다. 더구나 당시에는 지준율인하에 따른 통화증발효과를 전액 통안증권 발행을 통해 흡수함으로써 은행들에 있어서 3천억원 가량의 수지개선효과를 낳았다. 이때에도 은행들은 너도나도 정부의 정책에 맞장구치는 모습을 보이면서 일반대출 우대금리를 0.25%포인트씩 낮췄다. 그러나 결과는 오히려 반대였다. 은행들의 대출약정 평균금리는 지준율이 인하됐던 4월에 11.11%이던 것이 5월에는 11.24%, 그리고 6월에는 11.30%로 오히려 높아졌다.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내리는 동시에 가산금리를 더 큰 폭으로 올렸기 때문이다. 결국 지준율 인하는 대출금리의 인하로 이어지지 못하고 한은의 통화관리부담만 잔뜩 늘린 채 은행들의 배만 불려준 셈이다. 이번의 경우 금리인하여지는 지난 4월보다 더욱 적다. 지준인하폭은 비슷하지만 총액대출한도를 줄임으로써 은행들의 수지개선효과는 지난번의 절반수준인 1천5백억원에 지나지 않는다. 설사 지준율 인하가 은행의 실질적인 대출금리 인하로 이어진다해도 자금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한 이같은 인위적인 금리인하정책은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물가, 임금, 기업의 경영패턴등 경제의 전반적인 고비용구조의 개선이 병행되지 않으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이번 지준율 인하방식과 관련해서는 지난 4월에 비해 한층 진보된 것으로 평가된다. 지준율 인하에 따른 통화팽창분 흡수방식을 총액대출한도의 축소로 결정한 것은 경직적인 통화공급요인을 그만큼 줄임으로써 한은의 입장에서는 통화관리에 어느정도 숨통이 트인 셈이다. 지난 4월에는 통화팽창분 전액을 통안증권 발행을 통해 흡수, 직접적으로 본원통화의 증가는 없었지만 그 대신 한은은 통안증권 이자를 매년 3천억원씩 추가로 부담하게 됨으로써 통화관리비용이 크게 늘어난데다 간접적으로 본원통화 증가효과를 가져온 바 있다. 중소기업 지원자금인 총액대출한도의 축소가 중소기업의 자금난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대해 한은은 단연코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총액대출한도가 축소되더라도 은행의 중소기업에 대한 상업어음할인 및 무역금융의 취급유인은 지속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한은은 은행들이 일반대출을 취급할 때보다 중기지원이나 무역금융등 총액한도대상 대출을 취급하는 것이 여전히 자금운용 수익률 측면에서 1%포인트 가량 유리하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또 시중은행의 DR 발행자금을 중소기업 특별지원자금으로 조성하는 등 중소기업 지원재원이 크게 확충됐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김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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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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