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지상 MBA] <12·끝> 사회적 기업

'시장지상주의' 부작용 해법으로 태동<br>취약층에 일자리등 사회적 목적 추구하며 수익도 창출<br>국내서도 '아름다운 가게' 등 36곳 정부 인증받아 활동


사회적 기업은 현대 경영학에서 새로운 분야로 태동하고 있는 최신 주제이다. 사회적 기업이 주목받는 것은 사회적 기업이 빈부격차, 노동시장 불안, 의료 사각지대 등 시장지상주의의 부작용으로 발생하는 사회문제의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유럽 등 전통적인 복지국가의 위기에 대한 대안으로도 거론된다. 국내에서는 아직 사회적 기업이 걸음마 단계지만 유럽ㆍ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지난 1970년대부터 활동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경우 세제혜택을 받는 비영리기업이 1998년 73만 4,000개에서 2001년에는 170만개로 2배 이상 증가했고, 미국 인구의 4%가 사회적 기업 성격의 비영리법인에서 일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는 연간 약 8,000억달러 규모이며, 사회 부문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사모펀드의 자산총액도 26억달러에 이른다. 영국에는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5만5,000여개 사회적 기업이 활동하고 있다. 노벨평화상으로 유명한 무함마드 유누스 총재의 요구르트 회사인 ‘그라민ㆍ다농 컴퍼니’와 빈민은행인 ‘그라민 은행’, 영국에서 엘리자베스 여왕이나 토니 블레어 총리만큼 유명한 요리사인 제이미 올리버가 만든 ‘피프틴’ 레스토랑, 세계 1위의 자산가인 MS사 빌 게이츠의 지원으로 유명해진 저개발국 치료제 개발 및 판매기업 ‘원월드헬스’ 등은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회적 기업들이다. 기존의 비영리법인과 오늘날의 사회적 기업의 가장 큰 차이는 돈에 대한 접근이다. 비영리법인이 생산기능을 도외시하고 사회모금과 분배에만 집중했다면 사회적 기업은 적극적 생산으로 수익을 창출해 사회 개혁의 목적을 완수하면서도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돌려주고 있다. 사회적 기업은 현대 경영기법 대부분을 이용하고 고객중심주의는 그 한가운데에 서있다. 내부혁신을 강조하는 분위기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전통적 시민 운동가들과는 달리 장사나 이익에 대해 거부감을 갖지 않고 오히려 사회적 성과를 지속시킬 수 있는 자원으로 여긴다. ‘돈 벌고 싶은 수녀님’처럼 적극적으로 돈을 벌어 좋은 일에 쓰고자 하는 것으로 시장지상주의로 발생한 사회문제의 해법을 시장에서 찾는 지극히 시장 지향적인 발상인 것이다. 국내에서는 사회적 기업이 아직 경영학의 분야로 발전하고 있지 못하지만 MIT나 하버드 같은 톱스쿨 MBA 과정에서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과목이다. 경영학의 최신 연구주제이기도 하다. MIT에는 앤드루 울프라는 걸출한 스타교수가 있고, 하버드에는 ‘사회적 기업의 효과적 리더십(Effective Leadership of Social Enterprises)’과 ‘사회 분야의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 in the Social Sector)’ 같은 사회적 기업 관련 강좌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 대학의 MBA 과정은 사회 문제에 눈을 뜨고 개혁에 대한 열정을 가졌으면서도 전문 경영기법을 익힌 사회적 기업가들을 양산하고 있다. 사회문제를 시장이나 기업의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시도하는 MBA적인 접근인 것이다. 국내에서도 ‘아름다운 가게’ ‘위캔’ ‘컴윈’ ‘다산환경’ ‘동천모자’ 등 사회적 기업 36곳이 올 7월 시행된 사회적 기업 육성법’에 따라 노동부의 인증을 받았다. 이들은 사회적 약자인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나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며,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교보생명의 간병사업단이 독립한 ‘다솜이 재단’과 현대자동차가 연계된 ‘안심생활’ 등 대기업의 참여도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기업에 대하여 사회공헌기금 조성이나 사회봉사를 명하는 것도 넓은 의미에서 사회적 임무에 대한 우리 사회 합의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경영학은 영리 추구가 목적이지만 영리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회와 사회구성원의 행복이 돼야 한다. 이런 점에서 MBA 과정이 사회적 기업가의 양성을 통해 좋은 일도 하고 돈도 벌면서, 궁극적으로는 사회와 구성원의 행복을 증진시킨다는 것은 새로운 의미가 있다. MBA의 범용성과 무한한 가능성을 다시 한 번 깨닫는 순간이다. ※ 지상 MBA 강좌는 이번주 12회로 끝을 맺습니다. 다음주부터는 국세청에서 이전가격 세제에 대해 집필합니다. 이전가격 세제란 기업이 외국 거래처와 거래하면서 정상가격보다 높거나 낮은 가격을 적용할 때 이를 정상가격 기준으로 다시 계산, 소득이 발생하거나 이전한 것으로 간주해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입니다. 최근 들어 국내 기업의 글로벌화로 수출입과 해외 본ㆍ지점 간의 거래가 늘면서 이전가격 세제가 주요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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